세계은행(WB)과 중국 국무원의 영향력 있는 싱크탱크가 국유 기업을 포함한 여러 분야에서 강도 높은 개혁을 하지 않을 경우 중국 경제가 ‘중진국의 덫’에 걸려 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내용의 공동 보고서를 곧 공개할 예정이어서 귀추가 주목된다.

특히 이번 보고서는 중국의 권력 교체를 앞둔 시점에서 중국의 민감한 경제 이슈를 다룬 만큼 차기 정권의 경제정책에 영향을 줄 전망이어서 더욱 관심이 높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WB는 중국 국무원 산하 발전연구중심(DRC)과 공동으로 작성한 ‘중국 2030’이라는 보고서를 27일 공개할 예정이다.

WSJ은 보고서 작성과 리뷰 작업에 참여한 소식통을 인용해 이 보고서가 중국 경제의 바탕을 이뤄온 국유기업을 개혁할 것과 경착륙 우려, 국가보조금 손질 등의 내용을 다루고 있다고 전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이 보고서는 특히 국유기업이 자산관리회사의 감독을 받아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며 국유기업 개혁을 권고하고 있다.

또 중국 정부에 대해 공룡 국유기업이 지배하는 국가주도 자본주의를 택할지, 자유시장 기업가 정신을 바탕으로 하는 자본주의를 택할지 결정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보고서는 획기적인 개혁이 이뤄지지 않으면 중국이 ‘중진국의 덫’에 걸려 급격한 성장 둔화에 빠지면서 특히 은행을 비롯해 여러 부문에 충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 보고서는 차기 중국 총리로 유력한 리커창(李克强) 부총리가 작성을 승인했으며, 후진타오(胡錦濤) 주석으로부터 강한 신임을 받는 DRC의 류허 부주임도 깊이 관여한 것으로 전해졌다. 따라서 이 보고서가 시진핑(習近平) 차기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정책 운용에 약간의 팁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WSJ은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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