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말 기준 반려동물 가구 전체 25.7%
정부 활성화 정책에 보험사 관심 높아져

[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최근 몇 년간 반려동물을 키우는 가구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이에 발맞춰 현 정부가 반려동물 관련 보장 강화에 적극 나서겠다는 입장을 내비추며 보험업계 상품 출시 역시 활발해지고 있다. [편집자주]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KB금융경영연구소가 6월 초 발표한 ‘2023년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말 기준 전체 가구의 약 25.7%에 해당하는 552만가구에서 반려동물을 양육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2년 전(536만 가구)보다 2.8% 늘어난 규모로 반려인(반려가구 가구원 수)은 1,262만명에 달한다.

반려동물 양육과 관련해 반려가구의 가장 큰 관심사는 ‘반려동물 건강 관리’(55.0%)였으며 반려동물 식사나 거주환경 등 ‘반려동물 양육’(38.8%)과 ‘반려동물 외출’(27.0%)이 그 뒤를 이었다. 반려동물 건강 관리와 관련해서는 ‘건강검진 등 건강관리 방법’(68.6%)과 ‘질병 진단 후 케어 방법’(55.7%)에 대한 관심도가 높았다.

지난 2년간 반려동물을 위해 치료비(사고나 상해, 질병으로 인한 치료비와 약값의 합계)를 지출한 경험이 있는 반려가구는 전체의 73.4%였다. 이들은 2년간 평균 78만7,000원을 지출했다. 그중 정기검진이나 X-Ray, CT, MRI 등 장비를 사용한 ‘정기·장비검진’에 대한 지출이 가장 많았다.

반려동물의 양육비, 치료비 등 생애비용 지출은 늘어나는 추세나 이에 대한 준비는 상대적으로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반려동물 양육을 위해 별도로 자금을 마련하고 있는 경우는 전체의 21.5%에 불과했다.

또 반려가구의 89%가 반려동물보험에 대해 알고 있었으나 실제로 가입한 반려가구는 11.9% 수준이었다. 반려동물보험을 가입하지 않은 주된 이유로는 ‘월보험료가 부담된다’(48.4%), ‘보장범위가 좁다’(44.2%) 는 점을 꼽았다.

펫보험의 경우 동물병원별 진료비가 최대 20배나 차이 날 정도로 천차만별인 데다 견종에 따른 질병과 진료 데이터가 부족해 표준화하기도 어려운 실정이다.

한편, 이러한 기조는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이후 펫보험 활성화에 대한 논의가 꾸준히 이뤄지며 바뀌는 모양새다. 윤 정부는 펫보험 활성화를 국정과제로 채택하기도 했다.

농식품부는 올해까지 다빈도 진료항목 60개에 대한 진료항목 표준화를 추진하고 내년까지 총 100개 항목으로 확대하는 등 진료 투명성을 높임과 동시에 펫보험 활성화 기반 구축에 나서고 있다.

정부 역시 펫보험 활성화를 위해 지난해 9월 금융위원회, 농식품부, 기획재정부, 금융감독원, 보험연구원, 보험개발원, 손보협회, 수의사협회, 반려동물경제인협회, 한국소비자연맹 등이 참석하는 '펫보험 활성화 TF'를 꾸려 관련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 중이다.

<사진=KB손해보험>
<사진=KB손해보험>

고객 몰이 위해 보장범위 확대

반려인들의 가입을 유도하기 위한 위한 상품 출시도 이어지고 있다. KB손해보험은 이달 치료비 보장비율을 90%까지 확대하고 자기부담금이 없는 플랜을 추가한 ‘KB금쪽같은 펫보험’을 출시했다.

구체적으로 기존 최대 80%였던 ‘반려동물치료비’의 보장비율을 업계 최대인 90%(프리미엄형)부터 80%(고급형), 70%(기본형), 50%(실속형)까지 세분화했다. 자기부담금도 업계 최초인 0원부터 1만원, 3만원 플랜까지 차별화해 선택의 폭을 넓혔다.

KB금쪽같은 펫보험은 생후 91일부터 만 10세까지의 강아지와 고양이가 가입할 수 있고 3년 또는 5년 단위 갱신으로 최대 20세까지 보장한다. 또 평균 진료비 수준을 보험료에 반영해 반려견과 반려묘 모두 합리적인 보험료로 가입 가능하다.

특히 KB손보는 국내에서 가장 많이 양육하는 견종의 보장보험료를 5만원 이내로 책정했다. 예를 들어 국내에서 가장 많은 품종인 생후 1년된 말티즈를 보장비율 80%(고급형), 3년 갱신으로 설계하면 약 4만원대 보험료로 가입 가능하다. 토이푸들, 포메라니안, 미니어처 푸들, 치와와 등은 동일조건으로 설계할 경우 3만원대로 가입 가능하며 시츄, 비숑 프리제, 요크셔테리어, 진돗개 등은 4만원대로 가입할 수 있다.

KB금쪽같은 펫보험은 반려동물에 대한 보장 외에도 반려동물과 살면서 발생하는 보호자의 위험까지도 보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반려동물의 죽음으로 인한 상실감과 우울 증상인 ‘Pet Loss 증후군’을 보장하는 ‘정신질환특정진단비’, 산책, 여행, 개물림 등 각종 반려생활 중 발생할 수 있는 사고와 털날림 등으로 발생하는 각종 호흡기 질환을 위한 보장과 더불어 반려인의 사망 이후 안정적인 반려생활을 위한 ‘반려동물양육자금’ 보장도 탑재됐다.

아울러 이 상품은 다양한 보험료 할인제도도 운영한다. 보험기간 동안 사고가 없으면 갱신보험료의 5%를 할인하며 동물등록증을 제출할 경우 보장보험료의 2%가 할인된다. 2마리 이상 반려동물을 가입하면 5%를 추가로 할인받는다. 이 할인제도는 중복 적용이 가능하며 최대 12%까지 적용받는다.

이외에도 반려동물이 사망할 경우 보험금을 지급하는 ‘무지개다리위로금’과 반려동물이 타인의 신체에 피해를 입히거나 타인의 반려동물에 손해를 입혀 법률상의 배상책임이 발생할 경우 가입금액을 한도로 실손 보상하는 ‘반려동물배상책임’ 보장도 탑재됐다.

<사진=메리츠화재>
<사진=메리츠화재>

메리츠화재는 지난달 기존 대비 보험료가 최대 28% 저렴한 ‘(무)펫퍼민트Puppy&Love’, ‘(무)펫퍼민트Cat&Love’을 출시했다.

펫퍼민트는 국내 최초 장기 반려동물 실손의료비보험으로 이번 상품은 보험료 인하를 통해 기존 상품 대비 보험료를 대폭 낮춘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기존과 보장 내용은 동일하지만 보험료는 반려견 3%, 반려묘는 15% 저렴하다.

의료비 담보의 자기부담금 유형도 추가해 고객의 선택 폭을 넓혔다. 기존에는 자기부담금이 1만원으로 단일 고정이었으나 2만원과 3만원 유형을 추가해 고객이 상황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2만원 또는 3만원을 선택할 경우 상대적으로 보험료는 저렴해진다. 1만원 대비 2만원 선택 시 반려견은 8%, 반려묘는 7% 저렴하며 3만원 선택 시에는 반려견은 15%, 반려묘는 13% 비용 절감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자기부담금 3만원 유형으로 반려묘를 가입할 경우 기본적으로 보험료가 15% 인하된 동시에 자기부담금 유형에 따른 13%의 추가 인하 효과로 인해 기존 상품 대비 최대 28% 떨어졌다.

메리츠화재가 선보인 신상품 2종은 다양한 할인 혜택을 통해 보험료를 추가로 절약할 수도 있다. 반려동물 등록번호 고지 시 보험료의 2%를 할인하며 ‘다펫 할인’ 서비스를 통해 2마리 이상 가입 시에는 5%, 4마리 이상 가입 시에는 10%를 할인한다.

해당 상품은 생후 3개월부터 만 10세까지 가입할 수 있고 3년 단위 갱신으로 최대 만 20세까지 보장해 보험료 인상과 인수거절에 대한 부담을 최소화했다. 의료비 담보의 보장비율은 만 8세까지 가입 가능한 대신 보장비율이 높은 고급형(80%)과 기본형(70%), 만 10세까지 가입 가능한 실속형(50%) 중 반려동물의 상황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사진=한화손해보험>
<사진=한화손해보험>

한화손해보험은 지난 4월부터 펫보험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하고자 반려견과 반려묘를 위한 반려동물보장 특약을 신설해 ‘펫투게더 플랜'으로 판매를 시작했다.

해당 플랜은 반려동물의 상해와 질병에 대한 입·통원의료비 및 수술비, 장례지원비, 반려견으로 인한 배상책임을 보장한다. 가입은 만 0세부터 만 10세까지 가능하다.

특히 펫투게더 플랜의 반려동물 의료비 보상한도는 업계 최고 수준으로 수술비용은 회당 300만원 한도로 연간 2회, 입·통원비용은 각각 1일당 최대 30만원 한도로 연간 20회까지 보상받을 수 있다. 의료비 담보는 실제 치료비에서 자기부담금을 공제한 후 가입한 보장 비율만큼 보상받을 수 있는 특약이다. 의료비 보장비율은 자기부담금 1만원, 3만원 가입 시 70%, 80% 중에서 선택 가능하고 자기부담금 50만원 가입 시에는 90% 비율도 선택할 수 있다.

한화손보는 반려견 의료비 담보에 업계 최초로 자기부담금 50만원의 ‘프랜차이즈 공제’를 함께 운영한다. 프랜차이즈 공제는 치료비가 공제금액 50만원 이상인 경우 자기부담금 차감 없이 보상하고 50만원 미만인 경우 보상하지 않는 대신 보험료는 절반 수준으로 낮춘 것이 특징이다.

또 동물등록증을 제출하면 2%, 5차 예방접종증명서 제출 시에는 5%를 추가로 할인해 최대 7%의 보험료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펫투게더 플랜은 각종 비용손해를 종합 보장하는 ‘세이프투게더 생활종합보험’에서 판매하며 상해, 질병, 재물손해를 종합 보장하는 ‘한아름종합보험’에서도 가입할 수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반려인구가 매년 증가하고 있는 만큼 보험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한다”며 “여기에 맞춰 관련 제도개선도 뒷받침돼야 더 많은 보험사들이 다양한 상품 출시에 나서는 등 발전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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