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카드사 만기 채권 33조원 규모
이자비용 부담은 여전…전년比 1조↑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올 들어 채권금리가 하향 안정화되자 카드사의 카드채 발행이 급증하고 있다. 그러나 작년과 비교해선 여전히 높은 금리인만큼 실적에는 부담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올해 들어 카드회사들이 발행한 카드채 발행액은 8조 6,200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6조 3,600억원)보다 35.5% 증가했다.

올해 1월 카드채 발행액은 1조 6,500억원이었지만 3월에는 2조 1,500억원으로 늘어난 데 이어 지난달에는 2조 6,1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레고랜드 사태 등의 여파로 단기자금시장이 경색되면서 카드사들도 채권 발행을 급격히 줄였지만 올해 들어서 빠르게 정상화되는 모습이다.

당시 카드채 금리는 6%를 돌파하기도 했으나 올들어 한국은행은 기준금리를 2회 연속 3.5% 수준에서 동결하며 사실상 금리인상 사이클 종료를 시사했다. 또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의 금리 인상 기대감도 줄어드는 등 금리 인상 속도가 늦춰지자 카드채 금리 역시 3~4%대까지 낮아진 상황이다.

다만, 여전히 카드사들의 부담이 없어진 것은 아니다. 올해 내에 만기 예정인 카드사들의 카드채 규모가 33조원 수준인 가운데 해당 채권을 발행할 당시 평균 채권 금리가 2%대였던 만큼 업계에선 이로 인한 연간 이자비용이 1조원 가까이 증가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카드사들은 은행과 달리 예·적금 등의 수신 기능이 없어 카드론(장기카드대출) 등 대출 사업에 필요한 자금의 70% 이상을 여신전문금융회사채(여전채)를 통해 조달한다. 조달금리 부담이 카드사의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구조다.

이에 올해 1분기까지 조달 비용 증가로 악화됐던 카드사 실적 역시 당분간 반등하기 힘들거란 전망도 나온다.

실제 최근 실적을 발표한 신한·KB국민·우리·하나카드 등 금융지주 카드사와 삼성카드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총 4,6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7% 줄었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작년 말과 비교해 올 초 줄어든 조달비용 효과는 상반기까지는 반영되기 힘들 것”이라며 “여기에 중저신용자들의 대출 이용이 늘면서 연체율 등 건전성 관리 역시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