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비용 증가·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여파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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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김성민 기자] 저축은행들의 실적 악화가 현실화하고 있다.

2일 금융사들의 실적발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IBK·KB·NH·신한·하나·우리 등 은행계 저축은행 6곳의 총 당기순이익은 157억원 적자로 집계됐다.

이들 저축은행은 지난해 1분기 444억원의 순이익을 냈지만 수신금리 인상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와 대손충당금 추가 적립 등에 올해 1분기에는 상당수가 적자로 돌아섰다.

실적 감소 폭이 가장 큰 곳은 KB저축은행이었다. 지난해 1분기 74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던 KB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 110억원의 순손실을 내며 적자로 전환했다.

같은 기간 IBK저축은행과 우리금융저축은행도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56%, 228% 감소한 -78억원, -7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달성했다.

지난해 1분기 88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냈던 NH저축은행도 올해는 114% 감소한 1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하나저축은행은 적자는 피했지만 올해 1분기 전년 동기(72억원) 보다 77% 감소한 1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내는데 그쳤다.

신한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 은행계 저축은행 중 유일하게 실적이 소폭 증가했다. 신한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 105억원을 벌어들였는데 이는 전년 동기(100억원) 대비 5% 증가한 것이다.

금융권에서는 저축은행업계의 적자 전환이 예상된 수순이라는 평가다. 통상 저축은행은 은행권 예금 금리보다 0.8~1.0%포인트 높은 금리를 제공해 수신을 유치하는데, 지난해 말 자금시장 경색으로 은행권 예금금리가 5%를 넘어서자 저축은행들도 최대 6% 금리를 주는 예금 상품을 출시하는 등 수신 금리를 빠르게 올렸다.

문제는 저축은행은 은행권과 달리 수신으로 대부분의 자금을 조달하기 때문에 수신금리 인상이 조달비용 증가로 이어진다는 점이다. 

여기에 연이은 금리 인상 여파로 저축은행의 주고객층인 취약 차주들의 상환 여건이 악화하면서 보수적으로 충당금도 적립했다. 

특히 일부 은행계 저축은행은 올해 영업환경 악화가 예견된 상황 속에서도 무리하게 배당을 해 눈총을 사고 있다.

NH저축은행은 지난달 출범 이후 처음으로 80억원을 배당했다. 배당금 전액은 NH저축은행의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는 NH농협금융지주에게 돌아갔다. 하나저축은행과 우리금융저축은행도 각각 50억원, 13억8,300만원을 배당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익이 생기면 이를 주주들에게 배당 등의 형태로 돌려주는 게 당연하지만 이들 은행의 경우 금융지주사가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어 배당으로 지주사만 배를 불리는 구조인데다가 올해 영엽환경이 녹록지 않은 만큼 선제적으로 손실흡수 능력을 제고해야할 필요가 더 커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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