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업 확대해 사업구조 안정화 추구

<자료=대한건설협회>
<자료=대한건설협회>

[현대경제신문 정유라 기자] 자금 경색과 원자재 가격 급등, 미분양 증가 등 주택시장 침체가 맞물리면서 부동산시장이 크게 위축된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건설사들이 신규 주택 수주에도 소극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대한건설협회의 '2023년 2월 월간건설경제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월 건설업체들의 국내건설수주액은 13조449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월 대비 4.6% 감소한 수치다.

특히, 주거용 건축(주택) 수주액이 크게 줄었다. 재건축, 재개발, 신규주택 사업 등을 포괄하는 주거용 건축 수주액은 3조6604억원으로 전년 동월(5조709억원) 대비 27.8%(1조4105억원) 줄었다. 이는 2019년 2월 이후 48개월 만에 최저치다.

수주 건수로 살펴보면 1년 전에 비해 32.9%나 줄어들었다.

공공택지나 민간 개발 택지 등에 주택을 공급하는 신규주택 사업 수주액 감소폭도 큰 것으로 확인됐다. 전년 동기 대비(3조5276억원) 절반에 미친 1조4911억원을 기록했다.

실제로 올해 대형건설사의 치열한 수주 경쟁 역시 눈에 띄지 않았다. 동대문구 청량리8구역 재개발 조합도 두 차례 시공사 선정을 위한 입찰에 나섰으나, 롯데건설만 단독으로 참여하면서 모두 유찰됐다. 조합은 최근 수의계약 방식으로 전환, 롯데건설 측에 시공사 우선협상대상자 공문을 발송했다.

올 초 다수 건설사의 치열한 수주 경쟁이 예상됐던 서울 동작구 노량진1구역 재개발사업도 삼성물산과 GS건설 외에는 이렇다 할 관심을 보이지 않으면서 마무리된 상태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주택 수주를 회피하고 있는데에는 부동산경기 침체기가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원자재 가격 급등과 미분양 리스크가 확대되고 있는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공사비로 인한 갈등으로 공사가 연기·중단되는 현장이 속출하는 등 사업 여건이 악화되고 변수가 발생해 공격적인 수주 행보를 이어가는데 어려움이 있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일각에서는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올해는 신규 수주를 공격적으로 늘리기보다 이미 진행하는 사업들을 안정적으로 관리하고 수익성 개선을 위한 소형모듈원전(SMR), 도심항공교통(UAM), 탄소포집저장(CCUS) 등의 신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주택시장 침체분위기가 반전되지 않는 한 주택건설업체의 자금난은 앞으로도 점차 심화될 것으로 보여 하반기까지 이런 상황이 계속되면 주택업체의 연쇄도산과 금융권부실로 전이될 가능성이 크다”며 “ESG 경영과 더불어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해 사업구조 안정화를 위한 다양한 행보가 점차 확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