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완성차 업계 OLED 패널 공급 나서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개한 '뉴 디지털 콕핏(New Digital Cockpit)' <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디스플레이가 공개한 '뉴 디지털 콕핏(New Digital Cockpit)' <사진=삼성디스플레이>

[현대경제신문 하지현 기자]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디스플레이 업계가 고급차 제조사와 협업해 ‘프리미엄’ 이미지를 구축한 뒤 차량용 OLED(유기발광다이오드)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디스플레이 산업은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와 중국의 저가 공세로 크게 위축된 상황이지만, 잠재성이 큰 차량용 디스플레이에서 돌파구를 찾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17일 시장조사업체인 옴디아에 따르면 차량용 OLED 시장 규모는 2023년 2억6960만달러(약 3530억원)에서 2027년 11억6919만달러(약 1조5320억원), 2029년에는 13억9041만달러(약 1조8210억원)로 늘어날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내년부터 양산되는 BMW 세단에 OLED 패널을 공급하며, 최근 페라리와의 업무협약을 통해 차세대 모델에 OLED 패널을 제공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디스플레이는 차량용 패널 시장 점유율이 높진 않지만, '슈퍼카'로 불리는 페라리에 OLED 패널 공급을 확정하면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차량용 OLED 기술 역량을 끌어올리면서 전자 계열사들과의 협력을 통해 사업을 키울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올해 1월 열린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3에서는 ‘뉴 디지털 콕핏(자동차 조종석)’을 처음 선보였다. 화면 좌우가 700R(반지름 700㎜ 원이 휘어진 정도)로 구부러지는 기술을 적용해 운전자가 주행에 집중할 수 있도록 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현대차 아이오닉5, 아우디, BMW 등에도 디지털 디스플레이를 공급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아우디와 BWM 등 글로벌 완성차업체와 계약을 체결했고, 현대차의 전기차에도 OLED를 납품 중인데 이같은 신제품을 앞세워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 납품을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해부터 양산되고 있는 메르세데스 벤츠의 전기차와 2021년식 캐딜락 세단에 OLED 패널을 공급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가 공급하는 패널은 벤츠 전기차 내 계기판, 보조석디스플레이(CDD) 등에 패널이 적용된다. 2020년에는 캐딜락 ‘에스컬레이드’ 모델에 적용되는 계기판용 디스플레이 패널을 공급한 바 있다.

차량용 OLED 강화는 수주형 사업 비중 확대의 일환이기도 하다. LG디스플레이는 업황에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수주형 사업 중심으로 수익구조를 재편하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사업을 기반으로 수주형 사업 매출 비중을 2026년까지 70% 확대할 방침이다. 업계는 LG디스플레이의 차량용 디스플레이 수주가 늘어나 관련 매출이 2022년 1조6000억원에서 2025년 3조5000억원으로 2배 이상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차량용 플라스틱 기반 P-OLED로 수주 규모를 확대하며 점유율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해 30인치대 P-OLED 상용화를 시작으로 향후 대시보드 전면을 모두 채울 수 있는 50인치대까지 크기를 확대한다. P-OLED는 LCD 대비 소비전력을 60%, 무게를 80%나 줄여 전기차에도 최적이다. 현재 차량용 P-OLED를 공급하는 곳은 LG디스플레이가 유일하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주행 등으로 차량이 이동수단에서 다목적 공간으로 탈바꿈하면서 차량용 디스플레이 탑재량도 늘어날 전망인데 기존 디스플레이보다 마진이 높아 수익성 개선에도 효과적이다”며 “다만 중국 디스플레이 업체들도 자동차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 국내·외 디스플레이 업체들 사이 경쟁도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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