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투자비·제작원가 부담 확대 영향

<사진=웨이브>
<사진=웨이브>

[현대경제신문 하지현 기자] 티빙과 웨이브 등 토종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의 적자폭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티빙의 경우 독립 법인 출범 이후 적자가 이어지고 있으며, 웨이브는 전년 대비 2배 이상 손실 폭이 늘어났다. 이는 제작비 상승과 OTT 시장 위축이 원인으로 분석되는데 토종 OTT들은 실적 개선을 위해 내수 시장을 벗어나 해외 진출을 가시화하는 분위기다.

6일 업계에 티빙은 지난해 영업손실 1191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도 영업손실 762억원보다 적자 규모가 56% 커진 수준이다. 웨이브는 역시 지난해 영업손실은 1217억원으로 2021년 558억원, 2020년 169억원에 비해 적자 규모가 커지고 있다.

실적 악화는 콘텐츠 투자비와 제작원가가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티빙의 콘텐츠원가는 2021년 707억원에서 지난해 1167억원이 됐다. 웨이브의 2021년 콘텐츠원가는 1452억원이었지만, 지난해 콘텐츠 원가는 2111억원이었다. 콘텐츠 원가는 제작·수급 등 콘텐츠에 쓴 비용으로 제작투자비 및 콘텐츠제공사업자(CP)에 대한 콘텐츠 정산비가 증가했다는 뜻이다

업계는 티빙, 웨이브가 올해에도 적자행진을 계속 이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당장 국내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를 보더라도 가입자가 상승할 가능성이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모바일인덱스에 티빙은 올 들어 두달 연속 하락세, 웨이브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티빙에 토종 1위 자리를 내주고 2월부턴 MAU 300만명대로 내려앉았다.

토종 OTT 기업들은 내수시장만으로는 콘텐츠 제작비용 대비 수익을 거두기 어려울 것이란 판단에 글로벌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KBS 공영미디어연구소는 지난해 국내 OTT 시장 규모를 약 2조5000억원(19억 달러) 수준으로 추산한 반면 글로벌 OTT 시장 규모는 108조5200억원(880억 달러)로 집계했다.

웨이브는 지난해 12월 미주지역 콘텐츠 플랫폼 '코코와'를 인수했고 티빙은 올해 일본과 대만을 시작으로 향후 미국 진출도 계획하고 있다. 다만 토종 OTT의 경쟁력이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아마존 등 글로벌 OTT가 장악한 해외 시장에서 플랫폼으로서 인정받을 수 있을지는 우려로 꼽힌다.

한편, 티빙과 웨이브는 올해도 공격적인 콘텐츠 투자로 구독자를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CJ ENM은 지난 2021년 오리지널 콘텐츠 제작에 3년간 4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웨이브도 2025년까지 콘텐츠 제작에 1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OTT 사업자들은 해외 기업인 넷플릭스, 디즈니플러스 등과 경쟁하기 위해 매년 대규모 제작비를 투입하며 콘텐츠 제작에 나서고 있다”며 “이에 업계에선 투자금 회수를 위해 토종 OTT의 글로벌 진출 확대 등을 통한 성과가 필요한 시점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전했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