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익 줄어든 CJ 배당금은 오히려 늘어
이재현 회장 개인 연봉은 재벌 중 1위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2021년 11월 3일 오전 사내방송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2023 중기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CJ그룹>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2021년 11월 3일 오전 사내방송을 통해 임직원들에게 2023 중기비전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CJ그룹>

[현대경제신문 이금영 기자] 이재현 CJ그룹 회장 일가가 지난해 상장을 연기한 CJ올리브영으로부터 250억원이 넘는 배당금을 챙긴 것으로 나타났다.

이재현 회장 일가는 지주사인 CJ의 순이익 감소에도 배당으로 400억원에 육박하는 현금을 받았다.

이재현 회장 개인적으로는 지난해 회사로부터 221억3600만원의 보수를 받아 20대 재벌 중 연봉 1위에 올랐다.

CJ올리브영은 지난달 29일 공시한 감사보고서에서 지난해 실적 배당으로 총 998억3779만원을 배당했다. 배당금을 가장 많이 수령한 곳은 CJ다. CJ올리브영의 지분 51.15%를 보유한 최대주주인 CJ는 이 배당으로 510억6703만원을 수령했다.

이어 2위는 사모펀드 글랜우드PE가 설립한 코리아에이치앤비홀딩스다. 코리아에이치앤비홀딩스는 CJ올리브영 지분 22.56%를 보유한 덕분에 225억2340만원을 챙겼다.

코리아에이치앤비홀딩스에 이은 3~6위는 모두 CJ그룹 오너 일가다. 3위는 이재현 회장의 아들인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성장추진실장이다. 이선호 실장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CJ올리브영 11.04%를 갖고 있어 배당으로 110억2209만원을 받았다.

또 이재현 회장의 동생인 이재환 전 CJ 부회장은 지분 4.64%로 현금 46억3247만원을 재산에 추가했다. 배당 4위의 기록이다.

5위는 이재현 회장의 딸이자 이선호 실장의 누나인 이경후 CJ ENM 경영리더다. 이경후 리더는 CJ올리브영 지분 4.21%로 42억317만원을 받았다.

6위는 두명이다. 이재환 전 부회장의 자녀인 이소혜씨와 이호준씨로 이들은 지분 2.83%를 각각 보유한 덕분에 28억2540만원씩을 수령했다.

이선호 실장 등 오너 일가가 수령한 배당금은 총 255억800만원이다. 전년(76억9130만원) 보다 231.6% 급증한 금액이다.

CJ올리브영의 연결 재무제표 기준 지난해 순이익이 2056억원으로 전년 대비 116.5% 늘어난 점을 감안하면 순이익 증가분의 두배를 배당금으로 받은 셈이다.

특히 CJ올리브영은 수년 전부터 추진하던 상장을 지난해 포기한 상황이었다. 올리브영은 지난 2021년 11월 미래에셋증권·모건스탠리를 상장주관사를 선정하고 기업공개(IPO) 작업을 진행해 왔으나 지난해 8월 이를 잠정 연기했다.

CJ올리브영은 이선호 실장과 이경후 리더가 지분을 갖고 있는 거의 유일한 CJ그룹 비상장사로 이 때문에 일부에서는 이들이 상장 이후 지분을 매각해 여유자금을 만든 후 CJ 지분을 늘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지만 증시가 불황에 빠지며 적절한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려워지자 CJ올리브영은 상장 예비심사서도 제출하지 않았다.

CJ그룹 오너 일가는 CJ의 배당으로도 400억원에 가까운 현금을 받았다. CJ의 순이익이 감소한 상황에서도 배당금이 늘어나 지난해 보다 많은 현금을 받았다.

CJ는 지난해 실적에 대한 배당금으로 총 839억4000만원을 지급했다. 지난해 연결 기준 당기순이익이 2020억원으로 1년 전과 비교해 26.5% 줄었으나 배당성향은 41.5%로 전년(28.1%) 13.4%포인트 증가했다. 배당금 총액도 2021년 772억3400만원에서 8.68% 증가했다.

이 같은 배당 확대로 이재현 회장은 올해 306억8893만원을 받는다. 이재현 회장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CJ 보통주 지분 42.07%를 갖고 있다.

또 이선호 실장은 보통주 지분 3.20%를 갖고 있어 23억3125만원을 지급받고 4우선주 지분 28.98%를 보유한 영향으로 30억6222만원을 챙긴다. 총 53억9347만원이다.

보통주 지분 1.47%를 소유한 이경후 리더는 이 항목으로 10억7022만원을 받고 4우선주 지분 26.79%를 가진 덕분에 28억3114만원을 자산에 더한다. 총 39억136만원이다.

이재현 회장과 이선호 실장, 이경후 리더가 받은 총 배당금은 399억8376만원이다. 전체 배당금의 47.6%다.

이재현 회장은 또 지난해 재벌기업 오너 중 가장 많은 보수를 받았다. 이재현 회장은 지난해 기본급과 성과급 등으로 221억3600만원의 급여를 수령했다.

CJ에서 106억4400만원을, CJ제일제당에서 72억9400만원을, CJ ENM에서 41억9800만원을 받았다. 전년(218억6100만원)에 비해 1.3% 증가한 수치로 재계 20대 기업 오너 중 가장 높다. 이재현 회장은 2021년에도 연봉왕에 오른 바 있다. 지난해 급여 2위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189억800만원)이다.

CJ는 이재현 회장에게 상여금으로 64억7100만원을 지급하면선 “경영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리더십을 발휘했다는 점, 회사의 핵심역량을 구축한 점 등을 고려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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