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연준 의장 금리 인상 시사 발언 이어가
"긴축 부담감과 흔들리는 기대감 이어질 것"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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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최윤석 기자] 연초 시장의 기대를 모았던 미국의 금리 인상 절정기 도래가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이어진 매파적인 발언으로 시장의 실망이 이어져 다음주 어두운 전망이 대두되고 있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현지시간으로 8일 하원 금융위 청문회에서 "아직 3월 회의에 대해 어떤 결정도 내리지 않았다"며 "추가로 나오는 자료를 검토한 뒤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전날 상원 은행위 청문회에선 "3월 회의 때 기준금리를 50bp(1bp=0.01%포인트)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얘기한 것보다는 낮은 수위의 발언이나 시장에서는 이전의 기준 금리 절정이 임박했다는 기대를 무너트리기엔 충분했다.

파월 의장의 이 같은 발언으로 시장에선 오는 21~22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향후 나오는 경제지표에 따라 최종금리가 연 5.5%가 넘을 가능성도 점쳐졌다.

이에 따라 시장은 요동쳤다. 특히 은행주의 타격이 컸다.

JP모건체이스가 220억달러, 뱅크오브아메리카가 160억달러, 웰스파고가 100억달러, 씨티그룹이 40억달러가 감소했고 종가 기준으로 JP모건은 5.4%, 뱅크오브아메리카와 웰스파고는 6.2%, 씨티그룹은 4.1% 하락으로 장을 마감했다.

악재는 이어져 미 실리콘밸리은행의 지주회사인 SVB파이낸셜이 거의 18억달러의 손해를 보고서라도 매도가능증권(AFS·만기 전 매도할 의도로 매수한 채권과 주식) 대부분을 팔겠다고 선언한 게 은행주 투매 현상에 불을 댕겼다. SVB파이낸셜 주가는 이날 하루에만 60% 이상 폭락했다.

국내증시도 미국발 여파를 피하지 못해 코스피 지수가 10일 외국인과 기관 순매도에 밀려 3거래일 연속 하락했다. 지수는 지난 1월 20일 이후 다시 2400선을 하회해 전날 대비 1.01% 하락한 2,394.59에 장을 마쳤다. 개인이 5120억원어치를 사들였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258억원과 2363억원어치를 팔아 주가 하락을 이끌었다.

코스닥지수도 개인이 3490억원어치 순매수했으나 기관과 외국인은 각각 1893억원과 1698억원어치를 순매도해 전날 대비 2.55% 급락한 788.60에 마감했다.

이 같은 주가 부진은 미국의 금리 이슈가 누그러질 때까지 한동안은 계속될 전망이다.

김성환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긴축이 수요를 억제하는 메커니즘이 아직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고 향후 방향성은 미 연준의 긴축 의지가 얼마나 강해지는지에 달렸다”며 “당장 현상만 놓고보면 경제가 잘 작동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결국 이는 물가가 잘 잡히지 않고 있어 연준이 어떤 긴축 경로를 택할지 고민이 깊어질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다음주 미국 물가지표와 미국·중국 실물지표, ECB(유럽중앙은행) 통화정책회의 등 중요 거시경제 이벤트가 다수 예정돼 있다"며 "물가 상승압력이 여전히 공존하는 가운데 경기 회복 기대는 후퇴하는 국면으로 진입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긴축에 대한 부담감과 함께 기존의 기대감이 흔들려 모든 결과 발표에서 나쁘게 해석되는 국면이 전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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