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다수 증권사 배당금 시가배당률 감소
증권주 투자 권하기 힘든 상황 이어져
한미 금리 인상 기조 유지 어두운 전망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현대경제신문 최윤석 기자] 전통적 배당주로 꼽혀온 증권주가 최근 이어지고 있는 증시 불황과 실적 위기로 짠물 배당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가 여전하고 한국은행도 어두운 시장 전망을 내놔 한동안은 증권주의 매력은 부진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대형사부터 중소형사까지 이어진 짠물 배당

미래에셋증권은 주당 200원의 현금 배당을 결정했다. 이는 지난해 주당 300원에서 33% 감소한 수준이다. 시가배당률도 3.4%에서 3.1%로 0.3%포인트 줄었다. 삼성증권의 경우 주당 1700원으로 지난해 3800원과 비교해 55.2% 줄었다. 시가배당률은 4.8%로 지난해 7.7% 대비 2.9%포인트 감소했다.

이 같은 배당률 인하는 최근 이어진 증시 불황과 작년 말 불거졌던 자산시장 위기의 후폭풍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위기의 파급은 중소형 증권사의 배당에서 더 크게 나타났다.

이베스트투자증권의 배당금은 전년 대비 83.3% 감소한 100원으로 증권사 중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시가배당률은 1.8%로 같은 기간 5%포인트 줄었다. 교보증권은 주당 200원을 배당해 전년 대비 60% 감소했고 시가배당률도 2.21%포인트 줄어든 3.5%를 기록했다.

그 밖에 유안타증권, 현대차증권도 전년 대비 30~40% 이상의 배당금 감소를 보였고 시가배당률에서도 0.08~0.7%의 감소를 보였다.

다만 작년 깜짝 실적을 낸 메리츠증권만이 증권업권에서 유일하게 주당 135원 배당을 책정해 전년 대비 35% 증가하고 시가배당률도 2.2%로 전년 대비 0.3%포인트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 업황의 부진과 그로 인한 배당률 저하로 시장에선 증권주에 아쉬운 평가를 내놨다.

이홍재 하나증권 연구원은 "연초 주가 반등이 나왔지만 이는 기저효과로 그 자체가 의미 있다고 보기 힘들다"며 "현재 추가 상승 여력이 있는지는 의문이고 시황 산업인 만큼 현재 증권주에 대한 투자를 권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배당이 목적이라면 은행·보험주 쪽을 보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사라진 금리 인하 기대감...증시 불황은 계속 전망

현지시간으로 7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현지시간으로 7일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이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증권주의 시장 반등에 달려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금리 인상 기조가 연초의 시장의 예상과는 달리 미국과 한국의 금융당국이 최근 금리 인상 기조 의사를 밝혀 물가 안정에 대한 확실한 지표가 나오기 전까지 업계의 불황은 한동안 이어질 전망이다.

현지 시간으로 7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상원 은행위원회 청문회에 출석해 "최근의 경제 지표가 예상보다 더 강세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파월 의장은 "만약 전체 지표가 더 빠른 긴축을 정당화하면 우리는 금리 인상 폭을 높일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시장에선 오는 21~22일로 예정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예상했던 0.25%포인트 인상을 예상했으나 파월 의장의 이 같은 발언으로 한차례 빅스텝(0.5% 인상)이 있을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3월 FOMC 이전 연준의 행보에 대한 시장의 해석이 뒤바뀌면서 불확실성과 조정 압력에 노출될 소지가 있다"며 "다만 가격 조정보다는 하방 경직성이 확보된 기간 조정 국면을 상정해놓고 대응하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도 지난 7일 방송기자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최종 금리에 대한 질문에 “2월 금통위 결정에서 금통위원 6명 중 5명이 3개월 내 3.75%까지 올릴 가능성을 열어놓자고 했다”며 “3개월 뒤 금리 결정에서는 주요국의 금리 결정, 지표들을 보면서 결정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윤유동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심리 악화 여지는 여전히 남아있는 상황"이라며 "당분간 증권업 주가는 투자심리 악화 영향을 지속 반영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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