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 비용 상승에 따른 소비 심리 위축 최소화

LG전자 2023년형 ‘LG 휘센 오브제컬렉션 타워에어컨’ <사진=LG전자>
LG전자 2023년형 ‘LG 휘센 오브제컬렉션 타워에어컨’ <사진=LG전자>

[현대경제신문 하지현 기자] 전기료 등 공공요금 인상으로 소비자들의 부담이 커지면서 가전업계가 에너지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생활가전을 대거 선보이고 있다. 당분간 전기료 인상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에너지 소비효율을 높인 '초절전'을 앞세워 수요 잡기에 나선 분위기다.

7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까지 공공요금 인상이 지속됨에 따라 가전 업계는 에너지 소비 효율을 향상시킨 고효율 생활가전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휘센 오브제컬렉션 타워에어컨의 에너지 효율을 높이기 위해 보급형부터 럭셔리까지 신제품 전 라인업에 에너지소비효율 1등급 제품을 추가했다.

최고급 라인업인 럭셔리 제품은 레이더 센서로 사람의 움직임과 유무를 감지하는 기능을 적용했다. 거실에 사람이 없으면 에어컨이 최대 냉방모드인 아이스쿨파워 대비 최대 72%까지 전기를 아낄 수 있다는 설명이다.

최근 LG전자는 자사 업(UP)가전 세탁기에 '미세플라스틱 케어 코스' 기능을 추가했는데 이 역시 에너지 절감 효과가 크다는 설명이다. 해당 기능은 옷감 마찰을 적게 해 미세플라스틱 배출량을 줄이는 방식인데 에너지 사용량을 30% 줄였다

LG전자는 가전 제품의 전력 손실을 줄이기 위한 모터 고효율 기술을 지속 개발 중이다. LG전자가 가장 많이 생산하는 1마력 급 인버터 모터의 경우 매년 평균 3% 이상의 에너지 손실을 개선해오고 있다. 현재 양산 중인 2세대 모터는 초기 모델 대비 전력 손실이 20% 정도 줄었다. 이를 소비전력으로 환산하면 50메가와트(MW) 발전용량을 저감할 수 있는 수준이다.

삼성전자 역시 올해 출시한 2023년형 비스포크 무풍에어컨 갤러리는 전 모델 에너지 소비효율 1~2등급을 획득했다. 에너지 소비효율 1등급 기준보다 냉방효율을 10% 더 높였고, 스마트싱스 에너지의 'AI 절약 모드'를 활용하면 추가로 사용량을 20% 절감할 수 있다.자체 실험결과 무풍 갤러리 에너지 효율 1등급 17평 모델을 기준으로 월 전기료 7000원 절감이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삼성전자는 친환경·AI 기능을 강화한 ‘비스포크 그랑데 AI’ 세탁기와 건조기 신제품을 지난달 말 출시했다. 세탁기·건조기 모두 에너지 소비 효율 1등급이다. 스마트싱스 에너지 서비스의 AI 절약 모드를 작동하면 일반 모드에 비해 세탁기는 최대 60%, 건조기는 최대 35% 에너지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지난 5월 출시한 비스포크 인덕션 인피니트라인은 쿡센서의 자동 제어 기능으로 소비전력량을 36%가량 절감했다. 요리 온도를 고려해 끓어 넘치는 것을 방지하고, 불필요한 가열 에너지를 최소화했다는 설명이다.

이는 지난해부터 시작된 공공요금 인상이 올해까지 지속됨에 따른 업계의 대책이다. 올해 1분기 전기요금은 전분기 대비 kwh당 13.1원 인상됐다. 지난해 19.3원 인상된 것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1년 사이 32.4원이나 오른 셈이다.

전기 소비도 감소세를 보이는 중이다. 전력거래소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달 최대전력은 7만6183MW로 전년 동월 대비 1.4% 감소했다. 지난해보다 0.4% 감소한 1월에 이어 2개월 연속 감소한 수치다.

커넥트웨이브의 가격비교 서비스 다나와에 따르면 지난달 18일까지 '고효율 가전제품'의 판매량 비중이 전년 동월 대비 2배 이상 늘었다.고효율 제품 비중이 67%에서 87%로, 에어컨은 18%에서 86%, 제습기는 61%에서 64%로 각각 늘었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요금 인상 등 에너지 가격 상승 여파가 가전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며 “난방비와 전기요금 인상으로 가계경제가 어려워지자 절전 기능이 탑재된 신제품으로 비용 절감을 유도하고 있는 셈”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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