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하나 회사채 기관 수요예측 실시
삼성·미래·KB·대신 연이어 회사채 발행
리스크 확대 가능성 여전히 상존 대비해야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현대경제신문 최윤석 기자]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한풀 꺾이고 증시 불황과 부동산 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길어질 조짐을 보이자 증권업계에서 회사채 발행을 통한 유동성 확보에 분주하다. 전문가들은 이제 막연한 기대감보다는 이제 다시 위기를 넘기는가가 관건이라 진단했다. 

유동성 확보 차원 연이은 증권사들의 회사채 발행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3일 현대차증권은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회사채 수요조사에 나선다. 이번 회사채 발행은 2008년 5월 현대차그룹 편입 후 처음으로 실시되는 공모채 시장 데뷔전으로 첫 수요예측인 점을 감안해 국내 상위권 DCM 증권사인 KB증권과 NH투자증권이 대표 주관사로 선정됐다.

현대차증권 관계자는 “이번 회사채 발행은 장기 자금 조달로 유동성을 안정화하기 위한 차원”이라며 “21년 회사 신용등급이 우량 회사채 기준인 AA-로 상향되면서 우호적인 발행 여건이 조성됐고 올해 들어 22년 말 대비 금리가 안정되는 조짐을 보이면서 회사채 발행을 결정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자금 조달 구조를 장기화해 재무 안정성은 물론 영업 경쟁력 향상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현대차증권뿐만 아니라 국내 유력 증권사들은 최근 이어진 채권 투자 열풍에 힘입어 연이어 회사채 발행에 나선 바 있다.

지난 2일 하나증권은 2년물 700억 원 모집에 1400억원, 3년물 1300억원 모집에 2600억 원 등 총 2000억원 규모 회사채 모집에 4000억 원의 매수주문을 받았다.

하나증권은 개별 민간채권평가회사평균금리(민평금리) 기준 ±30bp(베이시스포인트, 1bp=0.01%포인트)의 금리밴드를 제시해 2년물은 20bp, 3년물은 15bp에 모집물량을 채웠다. 하나증권은 이달 9일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삼성증권은 지난 2월 24일 2년물 1000억원 모집에 1700억원, 3년물 1500억원 모집에 4500억원을 모집해 총 2500억원 모집에 6200억 원의 매수주문을 받았다. 삼성증권의 회사채는 오는 8일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으로 삼성증권은 최대 5000억 원의 증액 발행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도 지난 2월 9일 미래에셋증권은 AA등급 2000억원 규모 회사채 모집을 실시했고 KB증권도 1월 31일 3000억원 모집에 1조2000억원이 몰리며 발행에 성공한 바 있다 대신증권(AA-)도 1000억원 모집에 3150억원이 몰리며 3.15대 1을 달성했다.

한풀 꺾인 금리인하 기대감...다시 요구되는 리스크 관리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사진=연합뉴스>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사진=연합뉴스>

최근 이어지고 있는 증권업계의 회사채 발행과 유동성 확보 행보는 최근 기대감이 커졌던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꺾인데 따른 선제적인 리스크관리 차원으로 해석된다.

현지시간으로 1일 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는 사우스다코다주에서 열린 행사에서 “오는 FOMC에서 0.25%포인트 또는 0.5%포인트 인상 양쪽 모두에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며 “다른 위원들도 덜 긴축하는 것이 과도하게 긴축하는 것보다 위험하다는 사실에 동의할 것”이라고 했다.

실제 연준 위원의 이 같은 발언은 시장에 반영돼 미국 10년물 국채수익률은 장중 연 4.01%을 기록해 4%를 상회했다. 10년물 국채수익률이 4%를 넘긴 것은 연준이 네 차례 연속으로 자이언트스텝(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밟았던 작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미국 연준 위원의 이 같은 발언은 연초 시장이 기대와는 달리 예상을 뛰어넘는 물가지수와 미국 고용지수에 대한 대응으로 풀이된다. 이에 전문가들은 전문가들은 예상보다 길어진 금리 인상 국면에 대한 준비와 부동산PF 리스크 등 유동성 관리가 지속적으로 필요하며 이에 대한 증권업계의 대응을 주문했다.

이규희 나이스신용평가 선임연구원은 “2023년 현재 금융시장 경색은 작년보다 다소 완화되었으나 여전히 공정률 문제 등으로 인한 부동산 경기 위축국면이 지속되고 있다”며 “자금회수 이전까지는 증권사의 부동산PF 리스크는 확대가능성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증권업계 전체적으로 부동산PF 리스크를 일정 수준으로 대응하고 있으나 회사별 차별화가 일어날 것”이라며 “분양 경기 위축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증권사들의 투자원금 회수까지 소요되는 시간이 길어지고 더 많은 불확실성 높아진 만큼 자금의 원활한 유입이 도래하는 시기까지 얼마나 사업을 진행시키는가가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최형욱 한국신용평가 평가정책본부 실장은 “여전히 높은 수준의 미국의 임금상승률과 근원 서비스 물가지수를 볼 때 섣부른 연준의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은 후과를 불러올 것”이라며 “현재 자금시장은 다시 경색되고 경기침체 리스크가 가중되는 만큼 전력질주하기 전 2023년 회색 코뿔소(충분히 예상할 수 있음에도 그 영향을 간과하여 온전히 대응하지 못하는 상황) 가능성에 대해서 숙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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