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출액 7개월 연속 감소세
삼성·SK, 1분기 적자 우려도

SK하이닉스 모바일용 D램 'LPDDR5T' <사진=SK하이닉스>
SK하이닉스 모바일용 D램 'LPDDR5T' <사진=SK하이닉스>

[현대경제신문 하지현 기자]  대한민국 반도체 수출 실적이 지난해부터 연속적인 감소세를 보이다 올해는 반토막이 났다. D램, 낸드플래시 등 국내에서 주로 생산되는 메모리 반도체 가격은 지난 수개월 간 폭락을 거듭한 탓이다. 글로벌 메모리 시황 악화가 지속되면서 국내 기업들의 실적 하락 우려도 거세지고 있다.

3일 산업통상자원부의 '수출입 동향'에 따르면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해 8월부터 지난 2월까지 7개월째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동기대비 44억달러(-42.5%) 가량 급감한 59억 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수출 감소는 세계 경기 침체가 이어지면서 수출 비중이 큰 D램과 낸드 등 메모리 반도체의 가격 하락이 원인으로 꼽힌다. 전자기기 수요가 줄어든 데다 거대 IT 기업들의 서버 교체가 늦어진 것도 영향을 끼쳤다.

D램 고정가격은 지난해 1∼4월 평균 3.41달러에서 올 1∼2월 평균 1.81달러로 내려갔다. 낸드 고정가격도 지난해 1∼5월 평균 4.81달러에서 지난해 10월∼올해 2월 평균 4.14달러로 떨어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D램 시장의 공급초과율(시장 수요 대비 공급량)은 112.5%로 지난 2011년 D램 가격 폭락 당시 공급초과율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분기 기준으로는 10여년 만에 최고치다.

업계에선 올해 1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적자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97% 이나 감소한 2700억원에 그쳤다. SK하이닉스는 1조 7012억원의 영업적자를 낸 바 있다.

이런 메모리 반도체 불황은 올 하반기 이후는 돼서야 개선이 가능할 전망이다. 하반기부터는 데이터센터 업계에 DDR5 보급이 본격화되면서 DDR5 서버용 D램 주문도 어느정도 증가할 것이라는 분석에서다.

업계 관계자는 “역대 최고 수준의 혹한기를 보내고 있는 반도체 업계가 재고와의 싸움을 벌이고 있다”며 “메모리 업황 침체의 골이 이처럼 깊은 만큼 반도체 업계의 고난이 상당 기간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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