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 한투·삼성·현대차 이어 이율 인하
금융감독원 이자율 개선 TF 구성 추진
실제 증권사 신용 이익 높지 않다 지적도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여의도 증권가 <사진=연합뉴스>

[현대경제신문 최윤석 기자] 금융당국과 정치권의 이자율 인하 압박이 이어지자 증권사들이 신용융자 이율을 앞다퉈 인하하고 있다. 신용융자 이자율이 지난해 최대 10%대까지 오르면서 '이자 장사'라는 비판이 일자 이에 대응하기 위한 비위 맞추기로 풀이된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3월 1일부터 신용융자 및 주식담보대출 이자율을 최고금리 기준(31~90일 구간 비대면 고객, 91일 이상 구간) 현행 연 9.8%에서 0.3%포인트 인하한 연 9.5%로 조정한다. 주식담보대출은 3월 1일 신규 대출분부터 신용융자는 체결일 기준 3월 2일 매수분부터 적용한다.

KB증권 관계자는 "신용융자 및 주식담보대출 이자율을 결정하는 기준금리(CP A1금리)가 하향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며 "최근 투자심리 개선 모습에 따라 고객 금융부담을 줄이고자 이자율 인하를 선제적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KB증권뿐만 아니라 증권업계에선 한국투자증권을 필두로 삼성증권과 현대차증권이 이자율 인하를 발표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고구간(30일 초과) 이자율을 현행 9.9%에서 9.5%로 0.4%포인트 낮췄고 삼성증권은 구간별로 0.1~0.4%포인트를 낮추고 90일 이상 180일 이하 구간에 적용되는 최고 이자율을 9.8%로 인하했다. 현대차증권도 31일 이상 90일 이하 구간, 90일 초과 구간을 기존 대비 각 0.4%포인트, 0.6%포인트 내렸다.

이자율 인하에 대해 증권사들은 하나 같이 최근 금리 안정화에 따른 고객의 금융부담 해소를 위해서라고 이유를 들고 있다. 하지만 최근 금융당국이 금융권의 이자장사에 대한 비판을 이어간데 이어 정치권에서도 금융 시장 이자율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면서 증권업계가 소위 눈치보기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21일 오전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감원장(사진 왼쪽부터)이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21일 오전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김주현 금융위원장과 이복현 금감원장(사진 왼쪽부터)이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증권사의 이자율에 대해 가장 먼저 행동에 나선 것은 금융감독원이다. 금융감독원은 21일 증권사들의 신용융자 이자율과 예탁금 이용료율, 투자자예탁금 이용료율 개선과 관련 유관기관과 함께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하고 산정체계 합리화와 공시방식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개인투자자의 금융투자상품 거래와 관련된 이자·수수료율 산정의 적정성에 대한 문제 제기에 대해 “증권사가 예탁금 이용료율 및 신용융자 이자율을 산정하면서 기준금리 등 시장상황 변동을 반영하지 않거나 주식대여 수수료율이 공시되지 않아 투자자 보호가 취약해진 것으로 판단된다"며 추진 배경을 설명했다.

이어 "금감원은 문제점을 인식하고 제도개선을 검토해 왔으며, 투자자의 권익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예탁금 이용료율, 주식대여 수수료율, 신용융자 이자율 산정체계를 합리화하고 공시방식을 개선하고자 한다"고 했다.

금융당국의 이 같은 조치에도 실제 시장에서는 신용융자 이자율 인하 자체에는 긍정적이지만 실제 세간의 평가와 달리 증권사는 이자 장사했다 볼 수 없다는 의견이 나왔다.

한 증권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는 은행과는 달리 예대금리로 돈을 버는 사업구조가 아니다”며 "신용융자 이자율의 경우 기준금리 변동에 즉각적으로 대처하기 어렵고 실제 신용융자로 얻는 수익은 미미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증권업계 관계자는 ”신용융자 이율 인하는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으나 시중 대형 은행 한 곳의 예대마진이 증권사 총이자수익 보다 더 클 것“이라며 ”단순히 숫자로만 보면 증권사의 이율이 나쁘게 비춰질 수 있겠으나 실제 담보물 자체가 주식과 부동산으로 달라 단순 비교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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