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K, 2011년우리금융 인수 추진 경험…작년 ING생명 인수전 이어 재격돌 가능성도

 
 
[현대경제신문 장우진 기자] 우리은행 민영화 방안이 구체화되면서 후보군에 대해서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교보생명이 작년부터 유력 인수후보군으로 꼽혀온 가운데, 업계에서는 과거 우리금융 매각을 추진했던 MBK파트너스의 참여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교보생명은 우리은행 인수를 위해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경영권 지분 인수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와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경영권을 목적으로 하는 그룹과 투자자 그룹으로 나눠 지분을 매각할 계획으로, 오는 9월 매각공고를 실시할 예정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교보생명이 예전부터 우리은행 인수에 관심이 있었다”라며 “금번 민영화와 관련해서는 작년부터 인수를 적극적으로 검토해 온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교보생명은 지난 2012년 국내 사모펀드사인 IMM프라이빗에쿼티와 함께 컨소시엄을 구성해 우리 금융지주 지분 인수를 추진한바 있다. 그러나 개별 금융사가 금융지주사를 자회사로 소유하는 것에 제약이 있어 예비입찰 참여를 포기한 바 있다.

금번 민영화와 관련해 교보생명이 자력으로 동원할 수 있는 자금 한도는 현행 보험업법상 자기자본의 60% 또는 자산의 3% 가운데 낮은 금액이다. 교보생명이 보유한 현금 및 예치금은 약 1조6천억원으로, 업계에서는 경영권 지분 30%의 금액으로 경영권 프리미엄까지 더해 3조원 가량으로 추산하고 있다.

교보생명의 움직임을 놓고 MBK파트너스에 관심이 가는 이유는 MBK파트너스 역시 과거 우리금융 인수를 추진했었기 때문이다. 또한 작년 ING생명 한국법인 인수전에서도 양사가 경쟁을 벌인바 있어, 우리은행을 놓고 ‘2라운드’ 가능성이 점쳐지는 이유다.

MBK파트너스는 2011년 우리금융 인수를 위해 예비입찰제안서를 제출했으나 유효경쟁 무산으로 인수가 무산에 그친바 있다. MBK파트너스는 우리금융 외 외환은행 인수에도 관심을 보인바 있으며, 한미캐피탈(현 우리캐피탈), HK저축은행 등 금융사를 인수한 전력이 있다. 작년에는 교보생명 및 한화생명, 동양생명을 제치고 ING생명을 최종 인수했다. 다만 MBK파트너스는 아직까지 인수를 검토하고 있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사 관계자는 “경영권 지분을 인수하게 되면 의결권이 생기는 만큼 배당 등과 관련해 이사회에서 입김을 낼 수 있게 된다”며 “사모펀드가 경영권 프리미엄을 주고서라도 경영권 지분을 가져올 만한 메리트는 분명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금번 민영화 방안에서는 경영권지분이 아닌 투자자를 대상으로 지분 10% 이하를 따로 매각하는 만큼 연기금들이 수익성을 놓고 컨소시엄과 소수지분 투자를 저울질 해볼 것”이라며 “특히 국민연금이 투자자로 나설지, 나선다면 어느 쪽과 파트너 관계를 형성할 지가 우리은행 인수에 주요 쟁점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국민연금은 2011년 우리금융 인수과정에서 사모펀드에 대한 부정적 여론에 투자하지 않을 뜻을 밝힌 바 있어 이번 인수전에서 어떤 행보를 보일지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한편 금번 민영화 방안은 이전과 달리 경영권을 목적으로 하는 그룹을 대상으로 매각 지분의 30%, 투자를 목적으로 하는 그룹을 대상으로 지분 10% 이하를 구분해 진행한다. 투자자 그룹의 소수지분 입찰 대상 지분은 26.97%로, 정부는 투자유인을 위해 1주당 0.5주의 콜옵션을 부여할 계획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금융권 M&A가 잇따라 진행된 데다 지분의 30%라고 해도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가는 만큼 흥행여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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