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베트남 거쳐 1월 유럽행 유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2일 베트남 현지 스마트폰 공장을 찾아 생산 시설을 점검 중이다.<사진=삼성전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지난 22일 베트남 현지 스마트폰 공장을 찾아 생산 시설을 점검 중이다.<사진=삼성전자>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해외 현장경영에 본격 착수했다. 이달 초 중동을 찾은 데 이어 삼성전자 최대 해외 생산기지가 위치한 베트남을 방문했으며, 내달에는 스위스 다보스포럼에 참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재계에선 글로벌 경기 침체 장기화 전망 속 이 회장이 직접 생존을 위한 활로 찾기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23일 이재용 회장이 베트남 하노이 삼성R&D센터 준공식에 참석했다.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과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등 삼성 경영진이 동행했으며 베트남에선 팜 민 찐 총리, 응우옌 쑤언 탕 호치민정치아카데미 원장, 찐 반 썬 총리실 주임장관, 휭 타잉 닷 베트남 과학기술부 장관 등이 준공식에 참석했다. 삼성전자는 한국-베트남 수교 30주년(12월 22일)에 맞춰 해당 시설 준공식을 개최했다.

2020년 착공에 들어가 3년 만에 완공된 해당 시설은 동남아 최대 R&D센터로 베트남 최초 글로벌기업 R&D 전용 사옥이기도 하다. 지상 16층·지하 3층 규모로 지어졌고, 연구원 2200여 명이 상주하며 스마트기기·네트위크 기술·모바일 S/W 및 H/W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회장은 준공식에 참석 “(R&D센터가) 베트남 산업 경쟁력 강화는 물론 한국과 베트남 양국 간 우호 협력 증진에 기여할 것”이라 밝혔다.

전날 베트남을 찾은 이재용 회장은 준공식에 앞서 최주호 삼성베트남 복합단지장 등 현지 임원들과 만나 사업 현황 및 중장기 경영전략을 점검했으며, 하노이와 박닌·타이응웬 등 현지 공장을 방문해 직접 현장을 점검하고 임직원들을 격려한 것으로도 알려졌다.

재계에선 이재용 회장의 이번 베트남 방문이 본격적인 해외 출장길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 보고 있다. 해외 현장을 직접 점검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 위기 탈출을 위한 돌파구 마련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다.

이와 관련 삼성전자는 올 한해 전 세계적 경기 침체 속 주력 사업인 반도체·가전·스마트폰 모두 전년 대비 부진한 실적을 거뒀다. 내년 전망도 밝지 않다. 메모리 반도체의 경우 가격 하락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재고가 쌓이고 있고 기대했던 8K TV 수요는 유럽 판매부터 늘지 않고 있다. 스마트폰 역시 중국산 저가폰과 애플 아이폰 사이에 끼인 형국이다.

이재용 회장의 다음 행선지로는 미국과 스위스가 꼽힌다. 내년 1월 초 라스베이거스에서 ‘CES 2023’이 중순에는 스위스 다보스에서 ‘다보스 포럼’이 개최된다. 특히 전문 경영인이 주로 참석하는 CES는 몰라도 글로벌 정·관·재계 수뇌들이 모이는 다포스포럼에는 이 회장이 반드시 참석할 것이란 게 업계 중론이다.

재계 관계자는 “지난 10월 회장 취임 후 이재용 회장의 국내외 현장 방문이 크게 늘었다”며 “이 같은 광폭 행보가 조직원들은 물론 글로벌 파트너에게 신뢰를 심어줄 것”이라며 긍정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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