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현지 대규모 투자 잇따라 단행

배터리 소재인 양극재가 유리병 안에 검은색 분말 형태로 담겨 있는 모습 <사진=LG화학>
배터리 소재인 양극재가 유리병 안에 검은색 분말 형태로 담겨 있는 모습 <사진=LG화학>

[현대경제신문 유덕규 기자] LG화학·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 삼성SDI 등 국내 배터리 관련 기업들이 미국 정부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맞춰 공급망 다변화 및 기업간 연대를 통한 협력 체계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업계에선 IRA 시행이 국내 전기차의 미국 판매에는 큰 제약이 될 것으로 보이나 K배터리의 글로벌 시장 확대에는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라 기대 중이다. 

6일 업계 따르면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미국 현지 직접 투자 및 배터리 소재 확보를 위한 투자가 최근 들어 크게 늘었다.  

지난달 LG화학은 미국 테네시주에 30억 달러를 투자, 현지 최대 규모 양극재 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라 밝혔다. LG화학은 광물 리사이클 업체 등과 협력 추진해 이 공장을 100% 재생에너지로 운영한다는 방침이다. IRA에 적극 대응하기 위한 전략으로 LG화학은 2027년까지 미국에서만 연산 12만 톤 규모의 양극제를 생산할 계획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경우 북미 지역의 양극재 원재료 공급 안정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최근 고려아연과 손을 잡고 양극재 원재료 공급 안정성 확보에 나섰다.  

포스코그룹에선 지난 10월 합작사인 포스코JK솔리드솔루션 공장 준공 및 11월 포스코케미칼 광양공장 건설을 완료하며 이차전지 소재 시장 선점에 나서고 있다. 특히 포스코케미칼의 경우 이번 광양공장 준공을 통해 기존 연산 3만 톤의 생산능력을 연산 9만 톤으로 끌어올리며, 단일 공장 기준 세계 최대의 생산능력을 갖추게 됐다.

삼성SDI 또한 에코프로비엠과 공동 출자해 설립한 에코프로이엠의 CAM7 공장이 지난 10월 21일 준공, 연간 9만 톤 규모의 양극소재 생산이 가능해졌다.

국내 배터리 기업들의 잇따른 투자 확대 관련 업계에선 미국 정부의 IRA 시행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 중이다.

IRA 시행에 따라 중국산 배터리의 미국 입지가 크게 줄어들게 됐고 그 빈틈을 우리 업체들이 노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배터리 소재에 있어 여전히 중국 의존도가 큰 상황이다 보니 우리 기업들이 공급망 다각화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며 그동안 LFP(리튬인산철) 배터리를 주로 취급하는 중국산 제품이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를 주로 취급하는 국산 배터리에 비해 가격 우위를 점해 왔는데, IRA 시행은 기술력에서 앞선 우리 기업들에겐 큰 기회가 될 것”이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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