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M 확대에 이자이익 증가
연간 최대 실적 갱신 전망
비이자이익 확대는 숙제

[현대경제신문 김성민 기자] KB·신한·우리·하나 등 4대 금융그룹이 올해 연간 최대 실적을 갈아치울 전망이다. 부동산 시장 침체, 고금리 등의 영향으로 가계대출 실적은 부진했지만 기업대출 중심의 대출자산 성장이 계속되고 순이자마진(NIM)이 개선되면서 이자이익이 급증한 영향이다. 다만 비이자이익은 줄어 은행 예대마진(예금금리와 대출금리 차이) 중심의 수익 구조를 탈피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편집자주]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금융그룹의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당기순이익은 13조 8,54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12조2,113억원) 보다 13.5% 늘어난 수치로 3분기 기준 역대 최고 기록이다. 지난해 연간 순이익(14조 5,429억원)과 비교해도 6,800억원 정도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다.

금융권에서는 4분기에도 기준금리 인상이 이어진 것을 감안하면 올해 4대 금융그룹의 연간 순이익이 17조원에 다다를 것으로 보고 있다.

올 3분기 누적 기준으로 이미 4개 금융지주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리딩금융 자리를 두고 경쟁하고 있는 신한금융과 KB금융은 올해 3분기만에 누적 기준 순이익 4조원을 나란히 돌파하며 연말 5조 클럽 입성을 앞두고 있다.

신한금융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익은 4조 3,154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3조 5,594억원) 보다 21.2% 증가했다. KB금융도 올해 3분기까지 4조 279억원의 누적 순익을 달성했다. 이는 전년 동기(3조 7,724억원) 대비 6.8% 증가한 수치다.

하나금융은 올해 3분기 누적 순익은 2조 8,494억원을 시현했다. 이는 전년 동기(2조 6,816억원) 대비 6.3%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우리금융은 지난해 동기(2조 1,979억원) 대비 21.1% 증가한 2조 6,617억원의 순익을 기록했다.

금리 인상에 이자 장사 호황

4대 금융그룹이 모두 사상 최대 실적 갈아치운 것은 최근 기업대출 수요가 계속된데다가 연이은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이자수익이 큰 폭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8월 이후 아홉 차례에 걸쳐 금리를 인상한 결과 현재 기준금리는 연 0.5%에서 3.25%까지 상승했다.

통상 기준금리가 0.25%포인트(p)만 높아져도 주요 시중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0.03∼0.05%포인트(p) 뛰고 이자 이익도 1,000억원 이상 늘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실제로 기준금리 인상으로 시장금리가 오르고 대출금리도 뛰자 이자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일반적으로 금리 상승기에는 예금금리 인상 속도가 대출금리보다 더디기 때문에 예대마진이 커질 수밖에 없다.

3분기 누적 기준 4대 금융그룹의 이자이익은 29조 221억원으로 전년 동기(24조 1,923억원) 대비 19.9% 늘었다.

각 금융그룹별로 보면 신한금융의 3분기 누적 순이자이익은 7조 8,477억원으로 전년 동기(6조 6,621억원)대비 17.8% 증가했다. KB금융도 3분기 누적 순이자이익이 8조 3,392억원으로 1년 전(7조 89억원)보다 19.0% 증가했다.

하나금융의 올해 3분기까지 이자이익은 6조 4,872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조 4,323억원)보다 19.4% 증가했고, 우리금융의 이자이익 역시 6조 3,466억원에 달했다.

NIM도 확대됐다. 

KB금융과 KB국민은행의 NIM은 각각 1.98%와 1.76%로 올해 2분기(1.96%, 1.73%) 대비 0.02%p와 0.03%p 높아졌다. 같은 기간 신한금융과 신한은행의 NIM도 0.02%p와 0.05%p 오른 2.00%와 1.68%를 나타냈다.

하나금융의 3분기 NIM은 1.82%로 2분기(1.80%)보다 0.02%p 높아졌다. 하나은행의 3분기 NIM은 1.62%로, 전분기(1.59%)보다 0.03%p 올랐다.

우리금융의 3분기 NIM은 전분기(1.83%)보다 0.03%p 상승한 1.86%였다. 우리은행은 0.04%p 오른 1.62%였다.

<사진=픽사베이>
<사진=픽사베이>

주식시장 불황에 비이자이익 급감

금융그룹의 비이자이익은 환율 급등과 주식시장 불황 여파에 급감했다.

3분기 누적 기준 4대 금융그룹의 수수료이익, 유가증권, 평가이익 등 비이자이익은 7조 1,259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조 1,307억원)과 비교해 21.96%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각 금융그룹별로 보면 KB금융의 감소폭이 가장 컸다. KB금융의 3분기 누적 비이자이익은 2조 7,170억원으로 전년 동기(3조 8,532억원) 대비 29.5% 줄었다.

하나금융도 1조 431억원으로 지난해(1조 3,704억원) 보다 23.9%이나 감소했다. 우리금융과 신한금융 각각 16.2%, 12.9% 감소한 9150억원, 2조 4,508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증시 불황으로 유가증권 관련 이익이 급감했다.

신한금융의 3분기 누적 유가증권 및 외환·파생관련 손익은 9,097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 1,193억원) 대비 18.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우리금융도 전년 동기(6,610억원) 대비 42.4% 줄어든 4,640억원의 유가증권 및 외환·파생관련 손익을 기록했다.

다만 수수료이익은 각사별 상황에 따라 희비가 엇갈렸다.

증권사를 자회사로 두지 않은 우리금융의 경우 3분기 누적 수수료이익이 1조 2,710억원으로 전년 동기(1조 1,060억원) 대비 14.9% 증가했다.

반면 신한금융은 2조 219억원으로 전년동기(2조 181억원)와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KB금융과 하나금융도 증권중개 수수료가 급감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1%, 5.0% 감소한 2조 6,037억원, 1조 3,691억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금융사 한 관계자는 "주식시장 불황 여파로 주식거래규모가 축소되면서 증권 수탁수수료가 큰 폭으로 줄었고 은행 신탁과 펀드 상품판매 실적도 위축된 결과 비이자이익이 다소 부진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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