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분기 출하량 46% 감소

삼성전자 모바일AP '엑시노스 2200'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모바일AP '엑시노스 2200' <사진=삼성전자>

[현대경제신문 하지현 기자] 삼성전자가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스마트폰의 두뇌로 불리는 모바일 AP는 전자 기기의 연산과 멀티미디어 구동 기능을 담당하는 시스템 반도체로, 삼성전자 플래그쉽 모델인 갤럭시S에서도 삼성전자 제조 AP인 엑시노스를 외면하며 시장 내 입장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11일 시장조사업체 스트래티지 애널리틱스(SA)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삼성전자 모바일 AP 엑시노스 출하량은 전년 동기 대비 46% 감소했다. 전 세계 스마트폰 AP 시장 매출이 89억달러(12조 1500억원)로 전년 동기보다 26% 성장했음에도 엑시노스 매출은 되려 줄어든 것이다. 

시장 점유율을 살펴보면 엑시노스의 처지는 더욱 처참하다. 퀄컴이 40.4%로 1위를 차지했고, 미디어텍이 26.3%로 2위, 애플이 25.5%을 기록한 것과 달리 엑시노스는 순위에도 들지 못하고 기타(7.8%)로 분류됐다.

엑시노스 부진은 삼성전자가 자사 플래그십 스마트폰인 갤럭시 S22에 퀄컴의 '스냅드래곤'을 대거 탑재된 영향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스냅드래곤과 엑시노스 제품을 병행하는 ‘투트랙 전략’을 써왔다. 미국을 중심으로 스냅드래곤을 쓰고, 유럽 한국 등에서 엑시노스를 채택하는 식이었다.

엑시노스 선택 배제는 품질 논란 및 성능 격차 등이 꼽힌다. ‘갤럭시S22’ 시리즈는 발열 및 게임최적화서비스(GOS) 및 논란에 휘말린 바 있는데 이를 고려한 듯 삼성전자는 올해 8월 출시한 갤럭시 Z폴드4·Z플립4에 엑시노스 병행  대신 모두 스냅드래곤만 사용했다.

삼성전자는 내년 상반기 출시되는 '갤럭시S23'에도 차세대 엑시노스 대신 퀄컴의 스냅드래곤이 전량 탑재될 것으로 알려졌다. 아카시 팔키왈라 퀄컴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올해 4분기 실적보고서를 통해 "갤럭시S23에서 퀄컴 적용 비율이 100%로 올라간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갤럭시 시리즈에 퀄컴칩만 단독으로 탑재되는 건 갤럭시S5 이후 첫 사례다. 삼성전자 시스템LSI사업부는 엑시노스 2300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지지만 갤럭시 S23에 엑시노스를 탑재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모바일 AP 점유율 반등을 위해 엑시노스 활용처를 중저가용 라인으로 넓히고 있으나 시장 선택을 받을지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고사양 스마트폰에서 삼성전자의 엑시노스의 비중 축소는 불가피해졌다”며 “중저가 시장에서도 미디어텍이 사실상 시장을 평정한 상황에서 시장 점유율 격차를 유의미하게 좁힐 수 있을 지 미지수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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