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연금 수익률 은행 예금 금리보다 낮아
저조한 수익률에도 가입자 무관심은 여전
규제 완화와 다양한 상품개발 경쟁 필요

<사진=게티이미지>
<사진=게티이미지>

[현대경제신문 최윤석 기자] 한 달 앞으로 온 퇴직연금 디폴트옵션 시행에도 불구하고 낮은 수익률과 퇴직연금 가입자들의 무관심에 증권업계가 고심이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퇴직연금 상품 평균 수익률은 상품별로 확정급여(DB)형 1.80%, 확정급여(DC)형 1.86%로 각각 집계됐다. 개인형퇴직연금(IRP)의 평균 수익률 또한 1.89%로 1%대를 기록해 시중 은행 예금 이자보다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원리금 비보장형 상품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DB형과 DC형, IRP형 상품을 막론하고 이들은 모두 마이너스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각 상품별로 평균 수익률을 살펴보면 DB형은 -7.12%, DC형은 -15.85%, IRP형은 -15.1%의 손실률을 기록하고 있다.

원리금 비보장 상품의 최대 손실률은 DB형 -17.07%(하이투자증권), DC형 -17.21%(KB증권), -17.34%(한화투자증권)로 나타났다. 각 상품별로 손실률이 가장 적은 곳 역시 DB형 -2.12%(한국투자증권), DC형 -13.69%(신영증권), IRP형 -11.75%(현대차증권)로 원금 손실을 피하지 못했다.

이 같은 퇴직연금 상품의 저조한 수익률에도 퇴직연금 가입자 대다수는 퇴직연금 제도에 대해서는 무관심하거나 잘 알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가 지난 9월 22일부터 지난달 4일까지 확정기여형(DC형) 퇴직연금 가입 근로자 120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의 26.9%가 디폴트옵션을 '전혀 모른다'고 답했다.

'들어본 적은 있지만, 내용을 잘 모른다'고 답한 비율은 41.8%에 달해 디폴트옵션에 대해 잘 모른다는 답변만 모두 68.7%에 달했고 '잘 알고 있다'고 밝힌 비율은 31.3%에 그쳤다.

선호 상품 유형에선 투자형(실적배당형) 상품이 응답자의 59.9%가 선호한다고 밝혀 원리금 보장형 상품(40.1%)보다 선호도가 높았으나 응답자 중 실제 투자형 상품에 가입한 경우는 36.0%에 그쳤고 지난해 말 기준 DC형 퇴직연금 가입자 가운데 투자형 상품 가입자는 20.7%에 불과했다.

하지만 퇴직연금 수익률 상향을 위한 디폴트옵션 적용되었음에도 퇴직연금 상품 수익률 개선은 아직 미진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용부에 38개 퇴직연금 사업자가 참여해 220개 상품에 대해 승인을 신청했다. 앞서 고용부와 금융감독원은 8월부터 기초심의를 진행했고, 지난달 전문가 심의위원회의 본심의를 거쳐 최종 승인 결과를 확정했다.

승인된 상품 165개를 위험도별로 나눠 보면 초저위험 38개, 저위험 36개, 중위험 44개, 고위험 47개 등이다. 승인된 상품 중 원리금보장상품의 금리는 이달 기준 평균 5.13%로 기존 상품 평균 금리에 비해 0.2%p 높은 수준에 불과했다.

이 같은 퇴직연금 수익률 저조와 운용 여력 확대를 위해서 증권가에서는 편입 비중 규제 완화와 다양한 상품개발과 경쟁을 통한 운용 효율 극대화가 필요하다 역설했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3일 하나금융그룹에서 주최한 ‘제12회 라운드테이블’에서 다층연금체계에서의 퇴직연금 소득대체율 강화와 운용 효율성 제고가 시급하다 주장했다.

남 연구위원은 “노후자금을 축적하기 위한 장기적 시각을 갖지 않고 있는 점이 퇴직연금제도 개편을 어렵게 하는 요인”이라며 “위험자산 편입 비중 규제 완화 등의 퇴직연금 운용규제 완화와 가입 사각지대 해소를 위한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 조성, 금융기관 간 경쟁 촉진을 통한 운용 효율성 제고 등의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경록 미래에셋자산운용 고문은 “금융기관이 자산운용 경쟁력 제고를 통한 가입자 수익 극대화가 필요하다”며 “TDF 등 자동화 운용 상품 도입과 인컴펀드나 구조화된 변액 연금 등의 적절한 상품 개발과 자가연금 유도, AI를 활용한 연금 가입자에 대한 맞춤형 정보 제공 등 서비스 확대를 위한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현대경제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