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선 전무 승진, 3형제 후계 구도 명확
한화 브랜드 공유, 계열사 독립경영 유력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 김동선 한화호텔앤리저트 전무(왼쪽부터)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 김동선 한화호텔앤리저트 전무(왼쪽부터)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한화그룹 경영권 승계 시점이 임박했다는 전망이 나온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3남인 김동선 한화호텔앤리조트 상무가 전무로 승진, 형제간 후계 구도는 더 명확해졌다. 첫째인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이 에너지·화학·방산 등 그룹 주력사업을 둘째 김동원 한화생명 부사장이 금융사업을 김동선 전무가 레저와 유통업 등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단, 경영권 승계와 함께 예상돼 온 계열분리의 경우 단시일 내 발생하진 않을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지난 12일 한화그룹은 연말 임원인사를 조기 단행, 김동선 상무의 전무 승진 소식을 전했다. 2014년 한화건설 과장으로 입사한 김동선 전무는 2020년 한화에너지 상무보로 재입사, 지난해 상무를 거쳐 2년 만에 전무에 올랐다.

지난 8월 김동관 부회장 승진에 이어 이번 김동선 전무 승진까지 재계에선 '김승연 회장에서 그 자식 세대로 경영권 승계가 임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아버지에 비해 아들 세대로 승계가 더뎠다고 보고 있다. 실제 올해 한국나이로 71세인 김승연 회장은 30살던 1981년 그룹 회장직에 올라 50년째 한화를 이끌고 있다.

김동선 전무 승진과 함께 한화 경영권 승계 구도는 일찍이 점쳐진 대로 흘러갈 전망이다.

우선 한화솔루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책임져온 김동관 부회장이 에너지·화학·방산 등 그룹 주력 계열사를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김동관 부회장은 이들 회사 주요 직책을 맡아 글로벌 영업망 관리 및 신사업 발굴 등을 통해 충분한 경영능력을 보여줬다는 게 대내·외 일반적인 평가다. 올해 말로 예정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대우조선해양 인수까지 마무리되면 그룹 내 김동관 부회장 입지는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2014년 한화 L&C로 입사한 김동원 부사장의 경우 그룹의 곳간이라 할 수 있는 한화생명으로 자리를 옮긴 뒤 외부 노출을 최대한 자제하면서도 금융 계열사에 대한 내실 경영을 해왔다고 평가받고 있다.

2017년 잠시 회사를 떠나 있던 시절 해외에서 외식업에 종사하기도 했던 김동선 전무는 그룹 내에서도 레저와 유통업 등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김동선 전무의 경우 형들과 비교해 안정적 경영능력을 보여줄 수 있을지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화그룹 3세 후계 구도가 명확해지고 승계 시계마저 빠르고 돌고 있으나, 승계 전후 형제간 계열분리 여부에 대해선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그룹을 쪼개는 경우보다 한화 브랜드를 공유하며 각자 소규모 지주사 형태를 유지하는 게 더 나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이에 재계에선 한화 역시 SK, GS, LS, 두산의 경우처럼 오너가 집단경영체제를 유지하며, 각 계열사별 이사회 중심 독립경영을 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올해 한화그룹이 ㈜한화를 통해 한화건설을 인수, 강제 지주사 설립에 따른 금산분리 적용을 회피한 것 역시 계열분리 방지 차원이란 해석이 나온다.

이와 관련 한 재계 관계자는 "한화가 올해 창립 70주년인데 그 중 50년을 김승연 회장이 이끌어 왔다. 다른 대기업 오너들에 비해 한화 3형제가 젊어 보일 수 있으나 김승연 회장이 취임했을 때보단 나이들이 많다"며 "최근 한화그룹에서도 임원 인사 등을 통해 후계 준비를 본격화하는 모습인데 경영권 승계가 멀지 않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대기업들의 경우 계열분리 보다는 그룹 내 독립경영을 보장하며 함께 가는 걸 선호하는 모습을 자주 보였다"며 "한화 역시 한동안은 '따로 또 같이' 갈 가능성이 클 것"이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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