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시대 산물, 실 수요자 현장 방문 더 선호

롯데건설의 '울산 롯데캐슬 블루마리나'의 메타버스 모델하우스 이미지. <사진=롯데건설>
롯데건설의 '울산 롯데캐슬 블루마리나'의 메타버스 모델하우스 이미지. <사진=롯데건설>

[현대경제신문 정유라 기자] 메타버스 기술을 활용한 견본주택(모델하우스)이 분양시장의 새로운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으나, 기술적 한계 등으로 인해 수요자 반응은 아직 미미한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사들의 경우 견본주택 건축 비용을 절감하고 물리적 제약을 없애 수요자와 접점을 넓힐 수 있다는 측면에서 메타버스 활용에 적극적인데 비해, 실 거주를 염두에 둔 소비자들의 경우 기술력 한계로 현실감이 떨어진다는 평이 주를 이루고 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코로나 시국에 첫 등장한 메타버스 접목 사이버 견본주택 공개가 꾸준히 이뤄지고 있다. 

지난 5월 두산건설은 경기도 광주시 탄벌동에 위치한 '두산위브 광주센트럴파크' 사이버 견본주택에 언리얼 엔진으로 구축한 메타버스를 적용했다.

같은 달 GS건설도 ‘강서 자이 에코델타’의 실물 모델하우스 개관과 동시에 메타버스 ZEP에서 사이버 버전을 오픈, 3일간 3만명이 접속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건설은 직방과 협업해 '울산 롯데캐슬 블루마리나' 생활숙박시설 분양을 위해 메타버스 모델하우스를 최근 론칭했다. 스마트폰을 활용해 입지와 전경을 3D로 확인할 수 있고 화면을 터치해 원하는 거리와 각도를 간편하게 설정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DL이앤씨도 KT와 손잡고 분양·설계·시공·품질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메타버스 솔루션을 활용키로 했다. 특히 실시간 가상 시각화 솔루션인 ‘디버추얼(D.Virtual)’을 사이버 모델하우스에 도입해 주택 내장재와 마감재, 가구 옵션 등을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가상 공간에서 실시간 시뮬레이션할 수 있게끔 조성할 예정이다.

건설업계가 메타버스 견본주택에 공을 들이는 배경으로는 실제 모델하우스 건축 및 운영 비용이 절감되고 다양한 고객과의 접근성이 크게 확대되는 장점이 크기 때문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메타버스 견본주택은 급변하는 사회 분위기에 맞춰 가상공간에서 입체적인 정보를 제공해 고객 경험의 수준을 높여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건설사들이 견본주택에 메타버스 적용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으나 그에 따른 소비자 만족도는 아직 낮다는 게 일방적인 평가다. 

단지 평면 및 구성, 내부 마감재 등을 직접 확인할 수 있고 분양 상담까지 받을 수 있는 견본주택 방문은 내 집 마련을 앞둔 수요자들에게 제일 중요한 과정으로 꼽히는데, 대규모 자산을 투입해야하는 고급 상품인 아파트를 직접 보지 않고 선택하는 것에 위험부담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메타버스 견본주택에 대한 수요자 불만은 각종 포털 사이트 및 부동산 관련 인터넷 카페를 통해서도 쉽게 확인 가능하다. 이들 사이트에는 “가상세계에 화려하게 해두고 실제로 싸구려 쓰면 어쩌냐”, “그림만 보여주고 판매하다니”, “메타버스만 믿었다가 실제와 다르면 클레임의 이유가 될 것 같다” 등의 글들이 다수 올라와 있다. 

이와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견본주택이 자사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기 위한 마케팅 수단으로 사용되는 만큼 고도화 된 현실감 제공을 위한 기술적인 보완에 대해 노력해야 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또 다른 관계자의 경우 "건설사들이 각자의 메타버스 구현 기술력 차이를 보여주고 싶어 사이버 홍보관에 힘을 싣고 있으나, 소비자들이 원하는 실물 견본주택 활성화 및 양질의 서비스 제공에 더 주력해야 할 것"이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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