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이용자 추가 부담 금액 연간 3461억원 전망

<사진=애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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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하지현 기자] 애플이 한국, 일본 등에서 인앱결제 가격을 인상하기로 하면서 국내 콘텐츠 업계 등이 가격 조정이 불가피해질 전망이다. 애플의 이번 인앱결제 가격 인상에 따라 웹툰·게임 iOS 앱들을 중심으로앱 점검이 진행될 예정이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의 이번 인앱결제 가격 인상에 따라 국내 앱스토어에서는 0.99달러당 1200원이던 가격이 1500원으로 인상된다.

애플의 앱 가격 인상 논란은 최저 티어(구간)를 기존 25% 인상하면서 촉발됐다. 애플은 인앱 결제 금액을 87개 티어(구간)로 구분하고 있는데 앱스토어에 입점한 개발사들은 구간별 기준에 맞게 소비자 가격을 책정할 수 있다.

공지에 따르면 1구간 가격은 기존 1200원에서 1500원으로, 2구간 가격은 2500원에서 3000원으로, 3구간 가격은 3900원에서 4400원으로 각각 개편되는 등 연쇄적으로 인상이 이뤄진다.

과기정통부 자료에 따르면 애플의 인상된 가격표를 현재 이용자에게 적용할 경우 국내 이용자들이 추가 부담해야 할 금액은 음악 콘텐츠가 1848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OTT 1107억원, 웹툰·웹소설 506억원 등 순이었다. 모두 합하면 연간 3461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업계에선 인상폭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상품가격을 조정하는 등의 대응책 마련에 나섰으나 애플의 기습적인 통보에 당황스럽다는 입장이다. 애플은 정책 변경 전 앱 개발사들의 입장을 확인하는 등의 사전 과정을 거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애플이 공식적으로 가격 인상 이유를 밝히지는 않았으나 업계에선 최근 '달러 강세'에 따른 원달러 환율 인상을 주요인으로 분석 중이다.

웹툰업계는 결제 최소 단위를 변경하는 등 조치에 나섰다. 네이버웹툰은 결제 수단인 '쿠키'의 개당 가격을 유지하되 판매 묶음 단위를 상향 조정하기로 했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역시 각 가격 티어별로 캐시를 더 지급하는 방식으로 캐시 대 원화 비율을 이전과 동일하게 해, 캐시 1개당 가격을 동결하겠다는 방침이다. NHN의 '코미코' 역시 이 같은 방식을 검토 중이다.

카카오의 경우 정책에 따라 이모티콘 결제 시 쓰는 화폐 '초코' 가격을 기존 100초코당 1200원에서 1500원으로 인상했다. 이에 따라 200초코 가격도 2500원에서 3000원으로 올랐다.

일각에선 애플의 가격 인상이 구글 안드로이드 앱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우려하고 있다. 고물가 흐름이 거센 상황에서 향후 콘텐츠 가격의 전반적 오름세를 부추길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가격 인상 배경에 대해 달러 강세에 따른 결정으로 진단하지만, 애플은 이에 대한 어떠한 설명도 없었다”며 “구글과 원스토어는 앱 가격 설정 시 개발자가 소비자 가격을 직접 입력하도록 하지만 애플은 자사가 정한 가격표의 구간을 선택하게 하고 자의적인 요금 인상을 단행하며 자사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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