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과잉 및 재고 증가 영향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전경 <사진=삼성전자>

[현대경제신문 하지현 기자] D램에 이어 낸드플래시 가격이 4분기 최대 20% 떨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이로 인해 메모리 반도체를 주력으로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하반기 실적이 지난해 대비 역성장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8일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는 올해 4분기 낸드플래시 가격이 3분기보다 평균 15~20%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트렌드포스는 3분기 낸드 플래시 가격 하락 폭을 13~18%로 추정했는데, 이보다 더 큰 가격 하락이 4분기에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 것이다.

통상 업계에서는 매년 3분기를 낸드플래시 시장의 성수기로 여긴다. 다만, 글로벌 인플레이션,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 및 코로나19 팬데믹 등 변수들이 올해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점쳐진다. 전반적으로 수요가 위축된 상황에서 매년 성수기를 전제한 기존 수준의 공급이 재고 증가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종류별로 보면 모바일 기기에 주로 들어가는 내장형멀티미디어카드(eMMC)와 범용플래시저장장치는 3분기 대비 13~18%, 데이터센터나 서버 등에 사용되는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는 15~20% 감소할 전망이다. 데이터센터 기업들이 서버 투자를 주저하는 데다 경기 침체와 물가 상승으로 수요가 급감했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트렌드포스는 앞서 D램도 3분기 10~15% 하락한 뒤 4분기에도 13~18% 하락해 낙폭이 커질 것으로 내다본 바 있다. 현재의 추세를 감안하면 4분기는 3분기 대비 10% 이상 하락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메모리 가격이 하락하자 세계 D램 시장 매출 7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3분기부터 실적이 꺾일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트렌드포스는 올해 말 주요 반도체 제조사들이 낸드플래시 사업에서 적자를 보기 시작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았다.

삼성전자는 지난 2분기 매출에서 주춤한 모습을 보여 우려감을 키우고 있다. 지난 2분기 매출이 전 분기 대비 5.4% 줄어든 59억 8000만 달러(약 8조 281억원)에 그치며 점유율도 33%으로 2.3%포인트 하락한 바 있다.

매출의 90%가 메모리에 집중된 SK하이닉스의 경우 타격은 더 클 것으로 보인다. SK하이닉스는 지난해 3분기 낸드 사업부 흑자전환에 성공했지만, 시장 악화로 1년 만에 다시 적자 전환할 것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다만, 일각에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영국 반도체 설계 전문업체 ARM 인수합병을 통해 분위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할 수 있을지도 주목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자체가 업황의 영향을 많이 받는데 글로벌 경기 침체로 수요 감소 직격탄을 맞은 국내 반도체 업계의 역성장 위기가 현실화되고 있다”며 “메모리 반도체에 더해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하지 않으면 반도체 시장의 찬바람이 더욱 거세게 불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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