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대출 총량 규제에 발목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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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김성민 기자]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특수에 역대급 실적을 냈던 저축은행업계가 올해 상반기에는 기준금리 인상, 대출 총량규제 등에 발목이 잡혀 고전하고 있다.

1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SBI·OK·한투·웰컴·페퍼저축은행 등 대형 저축은행의 당기순이익은 3,632억원으로 전년동기(4,881억원) 대비 25.6%(1,249억원)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실적 감소폭이 가장 큰 곳은 OK저축은행이었다. 지난해 상반기 1,483억원의 순익을 냈던 OK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에는 813억원 줄어든 670억원의 순익을 거두는데 그쳤다. 

다른 저축은행들도 녹록지 않은 영업환경 탓에 순이익이 모두 줄었다. 업계 1위인 SBI저축은행은 올해 상반기 1,77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1,936억원)과 비교하면 159억원 줄어든 것이다. 같은 기간 웰컴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도 각각 전년 보다 188억원, 75억원 감소한 519억원, 297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상대적으로 기업대출 비중이 높은 한국투자저축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보다 14억원 줄어든 369억원의 순익을 올리며 선방했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총량규제 등으로 개인금융 확대가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기업금융을 늘리며 자산 증가세를 이어갔다.

올해 상반기 SBI저축은행의 총 자산은 전년 동기 보다 3조8,593억원 늘어 처음으로 15조원을 돌파했다. 같은 기간 OK저축은행도 자산이 3조 66억원 증가했으며 한국투자저축은행 2조 4,305억원, 웰컴저축은행 1조 7,513억원, 페퍼저축은행 1조 3,591억원 늘었다.

다만 하반기에는 정부의 지원정책 상품 출시 등으로 자산을 늘리기가 쉽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다음달부터 코로나19로 피해를 입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지원하기 위해 30조원 규모의 소상공인 채무조정 프로그램 ‘새출발기금’을 시행하는데, 지원대상에 부실차주뿐만 아니라 부실우려차주까지 포함돼 저축은행을 비롯한 2금융권의 고객이탈, 수익성 저하 등 타격이 불가피할 것이란 예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의 지원정책 상품 출시로 금리인하, 원금 감면 등이 이뤄지면 2금융권의 매출이 감소할 전망이다”고 말했다.

기준금리 인상 기조도 악재다. 지난해 법정최고금리가 20%로 인하돼 대출금리를 올릴 수 없는 상황에서 기준금리가 오르면 수신금리만 인상돼 예대마진이 줄고 이자비용은 늘어나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맞춰 저축은행들도 정기예금 금리를 올리고 있는데 지난 8월 한은 금융통화위원회 개최 이후 여말 기준금리 전망치가 기존 연 3.00%에서 연 3.25%로 상향됐다”며 “계속된 기준금리 인상은 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밖에 없어 하반기 영업이익율이 크게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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