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연간 발행 규모 넘어서
BIS 비율 하락 방어 적극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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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김성민 기자] 4대 금융지주사들이 선제적으로 자본을 확충하기 위해 잇달아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고 있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B금융지주와 신한금융지주는 26일 각각 5,000억원, 4,000억원 규모의 상각형 조건부자본증권(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한다.

신종자본증권은 자기자본으로 인정되는 영구채로, 일반적으로 발행회사가 5년, 10년 등 특정 기간 이후 콜옵션(되살 수 있는 권리)을 부여해 신종자본증권 투자자들에게 상환해주는 형태다.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지주는 올해들어 공격적으로 자본확충에 나서고 있다. KB금융지주는 지난해 2월 6,000억원에 이어 5월 5,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신한금융지주도 올해 1월 6,000억원 규모로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 역시 올해 각각 2차례에 거쳐 총 6,700억원, 6,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올해에만 4대 금융지주가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규모가 2조9,700억원에 달한다. KB금융과 신한금융의 발행 예정액인 9,000억원을 포함하면 지난해 연간 발행 규모인 3조550억원을 뛰어넘게 된다.

금융지주들이 연이어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하고 있는 것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이 악화했기 때문이다. BIS 비율은 위험가중자산을 자기자본으로 나눈 것으로 금융사의 자본 정적성을 평가는 핵심 지표다.

올해 상반기 우리금융의 BIS 비율은 14.2%로 지난해 말 15.1%에서 0.9%포인트나 하락했다. 다른 금융지주사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같은 기간 KB금융의 BIS 비율은 15.77%에서 15.64%로, 신한금융은 16.2%에서 15.87%로 떨어졌다. 하나금융 역시 16.29%에서 15.86%로 줄었다. 이는 기업대출 확대로 위험가중자산이 증가한 영향이다. 4대 금융지주의 위험가중자산은 지난해 말보다 7.5% 증가한 1,044조8,947억원으로 집계됐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올해 한국은행이 추가로 금리를 인상할 경우 대출자들의 채무불이행으로 건전성이 악화할 우려가 있는데다가 최근 은행의 저원가성 예금이 줄어들면서 자금을 조달하기 위한 차원으로도 신종자본증권을 적극 발행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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