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계 “단기변화 장기상품에 적용 어려워”

<사진=픽사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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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주요 생명보험사들이 기준금리 인상 기조에 힘입어 공시이율 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만 보험료 책정의 기준이 되는 예정이율은 여전히 제자리에 머물고 있어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삼성생명은 지난해 4월부터 2.00% 수준이었던 보장성보험의 공시이율을 15개월만에 2.25%로 0.25%p 올렸다. 이와 함께 연금보험의 공시이율도 0.1%p 올린 2.70%로 조정했다.

한화생명은 이달 연금보험의 공시이율을 0.12%p 상향한 2.72%로, 교보생명은 저축보험을 0.05%p 조정해 2.70%로 올렸다.

신한라이프는 이달 들어 저축보험 공시이율과 연금보험 공시이율을 0.02%p 올려 각각 2.44%, 2.34%로 올렸다. 미래에셋생명의 경우 연금보험과 저축보험의 공시이율을 각각 0.1%p씩 상향 조정했다.

공시이율은 보험금이나 만기 환급금에 적용되는 이자율로 시중금리와 연동된다. 공시이율이 인상되면 보험금이나 환급금에서 발생하는 이자도 늘어나 보험계약자가 받을 수 있는 금액이 불어난다.

전문가들은 한국은행이 오는 13일 열릴 금융통화위원회에서 현재 1.75% 수준인 기준금리를 2.25%로 조정하는 빅스텝에 나설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에 공시이율 상향 추세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한편, 이같은 금리 인상 기조에도 불구하고 예정이율은 변동이 없는 상황이다. 앞서 보험사들은 코로나19 확산 이후 저금리 기조가 지속되자 예정이율을 1~2차례 내린 바 있다.

그러나 이후 금리가 올라 수익성이 개선되고 있음에도 상향조정을 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거세지자 금융당국이 지난 4월 생명보험업계에 종신보험 등의 보험료 산출체계가 적정한지 자체 점검을 하도록 요청했다.

예정이율이란 계약자로부터 거둬들인 보험료로 투자 운용해 얻을 수 있는 예상 수익률이다. 예정이율보다 금리 및 실제 수익률이 높아지면 보험사 투자수익도 늘어나 보험료가 인하된다.

일반적으로 예정이율은 한 번 조정 시 0.25%p가량 변동되는데 이 경우 보험료는 약 5~10% 인하된다.

생보업계 관계자는 “생보사들은 손해보험사와 달리 보장 기간이 긴 종신보험을 주력으로 팔고 있다”며 “자본확충으로 여력이 없는 상황이기도 한데다가 생보사가 파는 상품들은 보장 기간이 길기 때문에 금리 변동을 즉각 반영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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