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순항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현대경제신문 김성민 기자] KB금융그룹이 그동안 구축해 온 글로벌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올해는 해외사업 부문에서도 리딩 금융그룹으로서 입지를 굳힐지 업계 이목이 집중된다.

KB금융그룹은 신한금융그룹을 따돌리고 2년째 국내 1등 금융그룹이라는 타이틀을 수성하고 있지만 해외사업에서는 여전히 열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양사의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KB금융은 지난해 4조4,09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두며 신한금융(4조193억원)보다 3,903억원 앞섰으나 해외사업에선 상당한 격차를 보였다.

지난해 KB금융이 글로벌 부문에서 벌어들인 순이익은 982억원으로 전년(1,026억원)보다 4.29% 줄어든 반면, 같은 기간 신한금융은 18.8% 증가한 3,941억원의 순익을 거둔 것으로 집계됐다. 해외사업 부진에 전체 순이익 대비 해외사업 순이익 비중도 낮아졌다. 지난해 KB금융의 전체 손익 중 글로벌 비중은 2.23%로 전년 동기(2.97%)에서 0.74%포인트 하락했다.

KB금융이 국내에서는 신한금융을 크게 앞서고 있으나 해외에서는 신한금융이 3~4배 가량 더 많이 이익을 낸 것이다.

해외사업 부문이 KB금융의 아픈 손가락이 된 것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KB금융의 핵심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은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 지분투자 실패로 1조원에 가까운 손실을 봤다.

이후 KB금융은 다른 금융사들이 동남아시아 등으로 적극적인 진출을 추진할 때에도 투자 실패에 대한 트라우마로 관망세를 이어갔으나, 국내 금융시장의 경쟁 심화에 더불어 저성장 기조 장기화로 성장 한계에 직면하자 다시금 해외 시장에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KB국민은행은 2019년부터 활발히 현지 금융사 인수합병(M&A)을 진행하며, 2018년 3개에 불과했던 현지법인 수를 6개로 늘었다. KB국민카드도 지난해 태국 여신금융전문회사를 인수해 현재 캄보디아, 인도네시아, 라오스, 미얀마 등 동남아시아 국가에 5개 해외 영업 인프라를 구축했다.

업계 전망도 긍정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취임 후 꾸준히 해외사업 부문을 강화를 시도해온 만큼 다른 금융지주와 비교해 상대적으로 뒤처진 글로벌 부문도 점차 성과를 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KB금융 관계자는 “최근 수년간 캄보디아, 라오스, 미얀마, 베트남, 인도네시아에서 디지털 뱅킹, 자동차금융, MFI, 증권업 등에 신규 진출해 동남아 시장의 경험을 축적했다”며 “그룹의 자원을 효과적으로 활용하기 위해 소수의 거점화 타겟국가에 집중하는 전략을 추진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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