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평·나이스, 등급 B+로 하향
형지, 2020년부터 적자 계속돼
신평사들 “재무구조개선 어려워”

 
 

[현대경제신문 이금영 기자] 신용평가사들이 패션그룹형지(이하 형지)의 신용등급을 연이어 하향했다. 여기에 형지는 실적 부진까지 겹쳐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한국기업평가는 형지의 신용등급을 기존 BB/부정적에서 B+/부정적으로 하향한다고 지난 24일 밝혔다.

형지는 중저가 의류 브랜드 사업으로 성장해 온 패션 기업이다. 크로커다일레이디, 샤트렌, 올리비아하슬러 등의 브랜드를 운영한다.

한기평은 이번 등급 조정에 대해 “형지는 저조한 영업실적 지속되고 있고 자본잠식, 과중한 차입 부담 등으로 재무구조가 취약하다”며 “단기간 내 실적·재무안정성 개선 여력도 제한적”이라고 설명했다.

형지는 지난 2020년 연결 재무제표 기준 영업손실 250억원을 기록하면서 적자 전환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019년보다 26.86% 감소한 3052억원에 그쳤고 당기순손실은 432억원으로 적자 폭이 증가했다.

지난해 들어 상황은 더욱 악화됐다.

형지의 지난해 영업손실은 523억원이었다. 매출도 2878억원으로 5.70% 줄고 당기순손실은 902억원에 달했다.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 모두 1년 새 두 배 이상 뛴 것이다.

한기평은 “오프라인 유통망이 위축되고 여성복 수요가 감소했으며 소비양극화 현상이 심화해 중저가 포지셔닝의 브랜드 소비가 급감한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2018년부터 당기순손실이 지속된 결과 지난해 말 자본이 완전히 잠식됐다”며 “2년 연속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이 적자를 기록하는 등 현금창출력이 급격히 저하됐다”고 덧붙였다.

또 “지난해 자회사 까스텔바작 비지배지분 매수청구권 행사에 따른 현금유출(396억원) 등으로 차입금 규모가 빠르게 확대됐다”고 강조했다.

형지의 순차입금과 차입금의존도는 2963억원, 62.3%에 달한다는 설명이다.

한기평의 이 같은 분석은 나이스신용평가와도 흐름이 같다.

나이스신용평가도 지난 4일 형지의 신용등급을 기존 BB/부정적에서 B+/부정적으로 내린 바 있다.

나이스신평은 “경쟁 심화, 경기 둔화로 브랜드력이 저하되고 매출 감소 추세가 지속되고 있고 고정비 부담 확대, 대손상각비 등으로 영업수익성이 열위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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