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 공매도 규모 277만주 넘어서
반도체 업황 우려에 공매도 몰려

서울 서초구 삼성사옥 <사진=연합>
서울 서초구 삼성사옥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주샛별 기자] 삼성전자가 지난 1분기 매출 70조원을 넘기며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지만 공매도 규모가 하루에만 277만주를 넘어서는 등 매물이 쏟아지면서 연일 52주 신저가를 갈아치우고 있다. 삼성전자에 공매도가 몰린 건 반도체 업황 전망이 좋지 않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20일 한국거래소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5일 하루에만 100만주가 넘게 공매도가 이뤄졌다. 금액으로는 703억원에 달한다.

특히 지난달 7일에는 공매도 수량이 277만주가 넘게 이뤄지며 1,942억 원어치의 매물이 터져 나왔다.

공매도란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주식을 빌려서 판 뒤, 실제 주가가 내려가면 주식을 사서 빌린 주식을 갚는 투자 기법이다. 주로 기관과 외국인 투자자들이 활용하며, 하락장에서 대량의 매도 물량을 쏟아내 주가 하락을 부추긴다고 지적되고 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 등 대형주는 메모리 반도체 업황 우려가 작용했다”며 “영업이익 비중은 반대로 상승해 주가 흐름과 불일치하는 국면으로, 어긋난 흐름의 원인은 전쟁과 중국 봉쇄에 따른 공급망 차질 등이 주된 노이즈로 작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형태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그간 반도체 업황을 설명하는 핵심 로직은 수요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공급 부족이었고 공급망 차질은 상승을 제한하는 요소였을 뿐 추세를 막는 요인이 아니었다”며 “하지만 최근 들어 중국이 주요 도시를 전면봉쇄하면서 수요가 훼손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공매도 물량이 쏟아지고 인플레이션 우려로 인한 경제 불확실성 등이 겹치며 외국인과 기관투자자들이 주식을 대거 팔아치우자 삼성전자 주가는 연일 하락세를 기록하고 있다.

앞서 지난 18일 삼성전자는 장 초반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지난 15일에는 6만6,500원까지 떨어지며 기록한 52주 신저가를 1거래일 만에 갈아치웠고, 지난 7일부터는 4거래일 연속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이에 주식 투자자들도 삼성전자의 주가 전망에 갈피를 잡지 못하는 모습이다. 두나무가 운영하는 증권플러스에 따르면 6,303명의 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1분기 매출 77조로 역대 최대 실적 삼전, 하락세 끝낼까?’ 설문에서 57.1%는 “하락한다”, 42.9%는 “상승한다”고 예상했다.

다만 삼성증권에서는 반도체 관련 메모리 설비투자를 확대할 수 있다는 점은 향후 주가 상승에 한 몫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황민성 삼성증권 연구원은 “매출 전망이 좋아져야 투자가 늘어난다”며 “2분기 D램 가격은 시장 우려보다는 좋다고 판단되며, 올해 삼성전자 메모리 반도체 투자는 당초 26조~30조원 선에서 조금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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