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송도·양주·안성 등 미달 사태 속출

강력한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전국적으로 주택 거래절벽 현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달 28일 서울의 한 공동주택에 분양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
강력한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등의 여파로 전국적으로 주택 거래절벽 현상이 계속되는 가운데 지난달 28일 서울의 한 공동주택에 분양 안내문이 붙어 있다.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정유라 기자] 전국 청약시장의 인기가 시들해진 모습이다. 지난해 신규 단지의 청약 경쟁률이 세 자릿수까지 치솟았던 것에 반해 현재 2순위 청약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한 단지들이 속출하고 있는 실정이다.

10일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1·2월 전국 청약 접수에 나선 단지는 총 59개 단지로 이 중 54.2%에 해당하는 32개 단지만 1순위 마감에 성공했다.

1순위 마감에 실패한 27개 단지 중 13개 단지는 2순위에서 청약을 마감했으며 2순위 청약에서 정원을 채우지 못한 단지는 14개로 집계됐다.

대표적으로 인천의 강남이라 불리며 호황기를 맞이했던 송도국제도시가 침체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최근 현대건설의 '힐스테이트 레이크 송도 4차'는 전일 2순위 청약에서 마감됐다. 하루 전 진행된 1순위 청약 평균 경쟁률이 4.6대 1에 그치면서 전체 8개 주택형 가운데 5개가 예비 당첨자를 확보하지 못했다. ‘송도 럭스 오션 SK뷰’ 전용 84㎡형의 경우에도 6개 주택형 모두 1순위 마감에 실패했다.

경기 외곽지역의 상황도 비슷하다. 최근 진행된 청약에서 경기 안성시 당왕동 'e편한세상 안성 그랑루체'의 6개 주택형 가운데 4개 타입에서 미달이 발생했으며 양주시 백석읍 '신양주 모아엘가 니케'도 4개 주택형 가운데 3개 타입에서 미달이 발생해 183가구가 남았다.

경북도는 최근 미분양 주택이 급격하게 증가함에 따라 공급물량 조절 등 대책 마련에 나섰다.

경북도 지역 미분양 아파트는 지난해 12월 4,386세대에서 올해 1월 5,227세대로 가파르게 늘었다. 이 중 포항이 2,943세대로 무려 56%에 달하며 김천(811세대), 경주(509세대), 구미(486세대)가 미분양 순위 뒤를 이었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대선 여파로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불확실성으로 인해 '묻지마 청약(정확한 정보를 확보하지도 않은 채 분양 단지마다 청약을 신청하는 것)' 수요가 줄어든 것을 미분양 급증의 원인으로 꼽고 있다.

또 DSR(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 대출 규제 강화와 금리 인상 등 자금 조달의 어려움도 커져 수요자들이 내 집 마련의 부담을 느끼고 투자수요가 위축되 청약 열기가 한풀 꺾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대출 규제와 주택 경기 침체 등 이유로 예전처럼 청약 돌풍 시대가 잠시 주춤해진 분위기"라며 "대출 규제와 금리 인상 여파에 따라 분양시장에도 혼조세가 나타나고 있으나 서울, 경기, 인천지역을 포함한 수도권 신규 분양 단지들의 경우 무난하게 1순위 청약에 성공하는 경우도 있어 좋은 입지와 합리적인 분양가를 내세워야 미분양 물량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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