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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날 그 사건 그 후] 제2 국적기 아시아나항공... 마지막 비행 임박올림픽과 함께 해외여행 시대 열어
34년 만에 라이벌사로 매각 결정
김영 기자  |  divazero@finom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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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2.02.21  18:4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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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8년 2월 설립, 그해 첫 취항했던 아시아나항공이 조만간 역사의 뒤안길로 물러날 예정이다.<사진=아시아나항공>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두 대형항공사 간 합병을 빠르면 이번 주 중 승인할 것으로 전해졌다.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을 흡수하는 형태로 조건부 승인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88서울올림픽 직전 제2 민간항공사로 출발, 30여 년 간 대한항공과 함께 항공업 패권을 다퉈온 아시아나항공의 마지막 비행이 멀지 않았다.

전두환 정부 시절 한진그룹에 이어 제2 민간항공운항사로 선정된 금호그룹은 서울올림픽 개최 직전이던 1988년 2월 17일 서울항공을 설립했다. 그해 8월 11일에는 서울항공 사명을 아시아나항공으로 변경, 12월 23일 김포-광주노선과 김포-부산 노선에 첫 취항했다.

당시 우리나라는 서울올림픽 유치 및 성공적 개최에 따른 자신감 고취와 더불어 민주화와 국제화의 물결 속 국민들의 해외여행 수요가 크게 증가하고 있었다. 1989년에는 해외여행 전면 자유화가 시행되기도 했다. 아시아나항공 출범은 이 같은 시대적 요구의 산물이었다. 

무엇보다 아시아나항공은 전쟁 직후 세계 최빈국으로 떨어졌던 대한민국 경제가 이제는 세계와 경쟁할 수 있을 만큼 성장했다는 상징으로 여겨지며 큰 주목을 받았다. 

34년 전 '한강의 기적'을 보여줬던 아시아나항공이 조만간 그 날개를 접을 것으로 보인다. 모기업 부실 여파로 10여 년 넘게 힘겨운 시간을 버텨오더니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전대미문의 위기 앞에서 결국 무너지고 마는 모습이다. 

20여 년 만에 국내 2대 항공사로 성장

1990년 김포-나리타 구간을 시작으로 국제선 운항에 나선 아시아나항공은 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빠르게 취항지를 넓혀 나갔다. 그해 12월에는 홍콩으로 향했고 이듬해엔 방콕-싱가포르, 후쿠오카-히로시마 노선에 잇따라 취항했다. 같은해 아시아나항공은 LA를 시작으로 미주 지역에도 진출했다.

1995년에는 세계 최초로 전 노선 기내 금연을 실시하는 파격을 선보였고, 1998년에는 첫 대통령 전용기로 선정되며 명성도 쌓았다.

1999년에는 코스닥 시장에도 상장되며 높아진 시장 가치를 입증했으며, 2003년에는 세계 최대 항공 동맹체인 스타얼라이언스에 가입하며 글로벌 경쟁력을 보여줬다.

2006년에는 항공사로서 입지 확대에 힘입어 모기업 사명이 금호아시아나그룹으로 변경되기도 했다. 

그리고 2007년 아시아나항공은 세계 최대 공항 및 항공사 서비스 평가 사이트인 스카이트랙스로부터 5성 항공사로 인증을 받았고, 2010년에는 같은 사이트 선정 전 세계 TOP 100 항공사 중 1등에 올라서는 영예도 안았다. 

뿐만 아니라 아시아나항공은 2007년 부산·경남 지역을 중심으로 한 에어부산을 설립하는 등 LCC(저비용항공사) 영역 확대라는 글로벌 트랜드에도 잘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설립 초기 대한항공과 견줘 비교도 되지 않던 아시아나항공이 20여 년이란 길지 않은 시간에 국내 대표 항공사 중 한 곳으로 성장했던 것으로 그 배경에 대해선 복수 민항기 체제에 대한 정부의 방침에 더해 고객 서비스 차별화에 나선 사측의 노력이 주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 대우건설 인수를 무리하게 추진 그룹의 몰락을 자초했던 박삼구 전 금호산업 회장 <사진=연합>

무리한 욕심, 영광 뒤 위기 자초

2001년 인천국제공항 개항과 함께 운송업계 대표 알짜 기업으로 평가받으며 대한항공에 필적하는 항공사로 거듭나던 아시아나항공의 위기는 영광의 끝자락이던 2000년 말 시작됐다.

2008년 모기업인 금호그룹이 글로벌 금융위기 파고를 직격으로 맞은 것으로, 사세 확장에 결정적 계기였던 대우건설 인수가 발목을 잡았다.

그룹 채무에 묶인 아시아나항공 또한 이때부터 상시적인 유동성 위기에 시달리기 시작했다.

아시아나항공은 2009년 12월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체결하는 등 대대적인 경영 개선에 착수하기도 했으나, ‘금호의 재무 건전성 계획 자체가 박삼구 회장 일가만을 위한 것일 뿐 회사 회생에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비난이 쏟아지는 등 지난 10여년 간 실질적 성과는 거두지 못했다.

무엇보다 한 번 높아진 부채율이 내려 올줄 몰랐는데 지지난해와 지난해의 경우 1000%를 넘어서기도 했다.  

2019년에는 전년도 순익을 크게 부풀린 분식회계가 적발되며, 주식 거래가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2020년 초 시작된 코로나19 팬데믹은 아시아나항공을 더욱 깊은 수렁으로 몰아넣었다.

국가간 이동이 강제 중단되며 관광업과 함께 항공업이 직격탄을 맞게 된 것으로 2019년 말 현대산업개발과 맺은 인수합병 논의 또한 코로나 이슈에 묻히며 결국 불발됐다.

   
▲ 아시아나항공 인수에 그 누구보다 적극적이었으나 코로나 사태가 직면하자 서둘러 발을 뺀 정몽규 전 HDC현대산업개발 회장 <사진=연합>

라이벌로 매각 임박... 시너지는 의문 

2018년까지만 해도 금호아시아나 존속 가능성은 적지 않았으나, 2019년 분식회계가 밝혀지며 채권단은 회사 회생을 위한 최후 카드로 매각을 택했다. 

현대산업개발로 매각이 불발된 뒤 국유화 가능성이 잠시 불거지기도 했는데, 대형사 합병을 통한 업계 재편 시나리오가 본격 가동되며 현재는 공정위 승인만 남겨 놓은 상태다. 

공정위는 이번 인수 건에 대해 조건을 붙이느냐 그렇지 않냐 여부를 두고 고민할 뿐 인수 자체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 빠르면 이달 중 아시아나항공 매각은 종료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이런 가운데 아시아나항공 브랜드는 통합 후 2~3년 뒤 사라질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한편 공정위가 조건부 승인을 적극 검토 중이다 보니 이번 매각 자체가 두 항공사 실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적지 않다. 조건부 승인이 나올 경우 양사가 보유한 공항 슬롯과 특정 지역 노선 운수권 일부를 반납해야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으로 통합에 따르면 시너지 자체가 예상치를 크게 밑돌 것이란 의견이 지배적인 상황이다. 

   
▲ 코로나19 사태 초기 인천국제공항에 계류 중인 아시아나항공과 대한항공 여객기 <사진=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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