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물량 실종, 정비사업 지연 및 취소 영향

<자료=리얼하우스>
<자료=리얼하우스>

[현대경제신문 정유라 기자] 올해 서울 아파트 일반분양 물량이 금융위기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일반분양은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에서 조합원 분양 물량을 제외하고 일반에게 공급되는 물량을 의미한다.

9일 분양 분석 전문업체 리얼하우스가 청약홈 청약 물량을 분석한 결과 올해 10월까지 서울 아파트 일반분양 공급 물량은 12개 단지에서 2440가구가 공급되는데 그친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 동안 아파트 공급 물량 9636가구에 비해 4분의 1수준이다.

연도별 서울 아파트 일반분양 공급 물량을 살펴보면 금융위기 직후인 2009년에 3761가구 공급되는데 그쳤으나 점차 공급이 활발해져 2015년에 1만 가구를 넘어섰다. 이후 2017년 1만 6000가구로 정점을 찍은 이후 감소세를 타고 있다.

서울 아파트 공급 물량이 감소하는 이유로는 서울 아파트 공급의 상당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의 분양이 미뤄지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정부가 분양가 관련 제도를 정비할 계획이어서 올해보다는 내년으로 분양을 미루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고 있어서다.

일반분양 공급이 감소하면서 서울 아파트 경쟁률이 치솟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서울 지역은 청약자가 몰리면서 1순위 평균 청약경쟁률 163대 1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당첨 가점도 높게 형성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지난 9월 1순위 청약을 진행한 ‘e편한세상 강일 어반브릿지’에서는 청약통장이 대거 몰리며 81점의 최고가점이 나왔다.

강남권 재건축 중 유일하게 분양한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에선 만점(84점)짜리 통장이 나오기도 했다. 7인 가족이 무주택 기간 15년, 청약통장 가입 기간 15년 이상을 채워야 받을 수 있는 점수다.

업계에서는 서울 아파트 청약경쟁률이 갈수록 치열해지면서 경기·인천 등 서울 외 수도권 분양에 관심이 더욱 쏠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서울과 이어지는 지하철 노선, 도로망 등 교통 인프라가 탄탄해 직주 근접형 주거지로 적합하고 중도금 및 잔금 대출 등 자금 부담도 서울 지역에 비해 낮기 때문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정비사업 물량도 줄줄이 내년으로 연기되고 있어 서울에서 분양을 받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을 전망”이라며 “경기·인천 등 수도권 지역에도 서울 접근성이 좋고 주거 환경이 우수하다는 장점이 있어 청약 가점이 높지 않고 자금이 풍부하지 않은 예비 청약자라면 관심을 돌려 보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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