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그룹 대표, 이 부회장 사면 간접 건의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재계 사면 건의에 문재인 대통령이 원칙을 우선하던 이전과는 다소 달라진 입장을 표명, 이 부회장 사면에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2일 문재인 대통령은 취임 후 처음으로 4대 그룹 총수와 청와대 상춘재에서 별도 오찬을 가졌다. 이날 자리는 최근 한미정상회담 결과를 재계와 공유하며 양국의 경제협력에 대기업들이 더 적극적으로 나서달라는 당부 차원에서 이뤄졌다. 오찬에는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회동에서 4대그룹 대표들은 이재용 부회장 사면을 문 대통령에게 간접적으로 건의했는데, 청와대가 사면 절대불가라는 기존 입장에서 벗어난 입장을 보여 이 부회장 가면 가능성에 대한 재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이와 관련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맡고 있는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경제 5단체장이 건의한 것을 고려해 달라”고 문 대통령에게 말했다.
앞서 지난달 대한상의, 한국경영자총협회, 중소기업중앙회, 한국무역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 등 경제5단체는 이 부회장 사면 건의서를 청와대에 제출한 바 있다.
김기남 삼성전자 부회장 역시 “반도체는 대형 투자 결정이 필요한데, 총수가 있어야 의사결정이 신속히 이뤄질 수 있다”고 밝혔다.
정의선 회장, 구광모 회장 또한 미래 불확실성 확대 속 기업들의 선제적 투자 결정의 필요성을 밝히며 이 같은 주장에 힘을 보탠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문 대통령 또한 “국민들도 공감하는 부분이 많다”며 “지금은 경제 상황이 이전과 다르게 전개되고 있고, 기업의 대담한 역할이 요구된다는 점도 잘 알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문 대통령은 4대 그룹 대표들에게 “방미 당시 4대 그룹이 함께 해 성과가 참 좋았다”며 “한미관계는 기존에도 튼튼한 동맹이었으나 이번에 폭이 더 확장돼 반도체, 배터리, 전기차 등 최첨단 기술 및 제품에서 서로 부족한 공급망을 보완하는 관계로 포괄적으로 발전해 뜻깊다”고 평가했다.
이어 “미국이 가장 필요한 파트너로 한국을 선택했고, 우리 4대 그룹도 미국 진출을 크게 확대할 좋은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특히 최태원 회장에 대해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을 시작으로 공동기자회견, 마지막 일정인 조지아주 배터리 공장 방문까지 일정 전체를 함께 해 정말 아주 큰 힘이 됐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