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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끝 보이는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소송증선위 “삼성바이오, 콜옵션 존재 숨겨”
삼성 “2012~2014년 에피스 단독경영”
삼성 패소 시 이재용 경영권에 악영향
성현 기자  |  weirdi@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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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21.03.24  18: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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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삼성바이오로직스 분식회계 재판이 끝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1심 재판부는 올해 안으로 재판을 끝내겠다는 의사도 밝혔다. 이 소송은 지난 2018년 증권선물위원회의 분식회계 결론으로 촉발됐으며 제일모직(옛 삼성에버랜드)-삼성물산 합병비율 논란과 연결된다.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그룹 경영권 승계에 큰 도움을 준 사건이라 어떤 식으로 1심 결과가 나와도 파장이 예상된다. [편집자주]

   
▲인천 연수구에 있는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 <사진=삼성바이오로직스>
 

◇ 1심 판결 임박..소송 제기 3년여만

서울행정법원 3부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증선위를 상대로 제기한 시정요구 등 취소청구 소송의 7차 변론을 24일 오후 열었다.

이날 재판부는 원고와 피고 모두에게 “절차 진행에 협조해달라”며 재판을 조만간 끝내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다만 원고가 증인 심문을, 피고가 검찰 수사 서류 검토를 요구하자 재판부는 “올해 안으로는 재판을 끝낼 계획”이라며 양측에 약간의 시간을 줬다.

이에 따라 2018년 11월 시작된 이 소송의 1심 판결이 곧 나올 것으로 보인다.

이날 재판에서는 원고와 피고는 모두 각자의 주장을 PT로 정리해 발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변호인은 이날 변론에서 바이오젠의 콜옵션 행사 가능성이 2015년에야 높아졌다고 주장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변호인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주사업인) 바이오시밀러 사업은 개발가능성이 중요하고 그 제품이 시장에서 제대로 판매될지가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세계 유수의 제약사가 바이오시밀러 개발에 나섰고 한국에서도 한화케미칼 등이 도전했다가 포기했다”고 강조했다.

또 “삼성바이오에피스 이사회 역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대표이사와 이사진 대부분을 지명할 권리가 있었고 바이오젠은 이사 1명에 대해서만 지명권을 갖고 있었다”며 “바이오젠도 보도자료에서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독자적으로 운영한다고 밝혔다”고 말했다.

아울러 “다만 2015년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엔브렐 바이오시밀러와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의 판매허가를 받아 가치가 급격하게 상승하면서 바이오젠의 콜옵션이 행사될 것이라 보고 회계처리를 지분법으로 변경했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증선위의 변호인은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증선위 변호인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콜옵션의 존재 자체를 2012년과 2013년 감사보고서에서는 공개하지도 않았다”며 “2014년에야 콜옵션의 존재를 공개했으나 구체적인 내용을 알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콜옵션 행사가격이 시장가격(공정가격)보다 낮다면 (콜옵션을) 행사한다고 봐야 한다”며 “원고에서는 ‘사업 초기단계라 (2012년부터 2014년까지는)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가치를 측정하는 게 불가능했다’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회사 가치는 꾸준히 증가하지 한번에 확 커지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또 “삼성바이오에피스 설립 당시 사업계획서에도 2015년 판매허가가 명시돼 있고 삼성은 회계법인에게 콜옵션을 설명하면서 2015년에 특별한 이벤트가 있었다고 언급하지도 않았다”며 “실제로 2015년에 삼성바이오에피스의 경영권에 변동이 있지도 않았다”고 덧붙였다.

특히 이 변호인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분식회계를 감행한 이유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을 들었다.

이 변호인은 “2015년 5월 안진회계법인의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비율 검토보고서와 국민연금의 2015년 7월 제일모직-삼성물산 적정가치 산출보고서를 보면 콜옵션 부채로 1조8천억원이 잡히는데 이렇게 되면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대주주인) 제일모직의 가치가 과대평가된 것이 아니냐 하는 문제가 대두됐다”고 설명했다.

또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후 2015년 3분기 감사보고서 작성 시 이 문제(콜옵션 부채 1조8천억원으로 인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자본잠식 가능성)가 대두되자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콜옵션 계약서를 전혀 제공하지 않은 채 보고서를 의뢰해 2015년 9월 나이스피앤아이와 키스채권평가로부터 콜옵션 평가불능이라는 보고서를 받았다”고 강조했다.

이 변호인은 증선위가 입수한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의 대응방안도 공개했다.

이 변호인은 “1안은 바이오젠과의 합작계약서를 수정해 콜옵션 행사시점을 2016년 이후로 바꾸자는 것이었고 2안이 (회계처리를 지금처럼 바꾸는) 지분법으로 바꾸는 것이었으며 3안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연결 자회사로 유지하되 콜옵션 가격을 낮추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1안은 바이오젠의 동의 여부가 불투명했고 정상적인 방법이 아니었다”며 “3안은 삼성바이오에피스 가치를 기존 5조3천억원에서 2조7천억원으로 낮추는 부적절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 “3안은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시 합병비율 보다 제일모직이 저평가돼 삼성물산 주주들이 반발할 가능성이 있었고 2안으로 실행됐다”고 말했다.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1월 18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국정농단 사건 파기환송심 선고 공판에 출석하며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회계처리 변경으로 제일모직 가치 상승

이 소송은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보유지분을 회계 상으로 잘못 처리했다고 증선위가 밝히면서 시작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2012년 바이오젠과 삼성바이오에피스를 공동설립했다. 설립 당시 삼성바이오에피스 지분은 삼성바이오로직스 85%, 바이오젠 15%였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삼성바이오에피스 설립 당시 바이오젠이 삼성바이오에피스 주식 50%-1주를 살 수 있는 콜옵션을 부여했다.

하지만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 같은 콜옵션 사실을 공개하지 않다가 2015년 말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연결)에서 관계회사(지분법)로 변경하면서 기업가치를 장부가액(2천905억원)에서 시장가격(4조8천806억원)으로 바꿨다.

당시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가 허가권에 진입하는 등 기업가치가 상승하면서 바이오젠이 콜옵션을 행사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2011년 이후 4년 연속으로 당기순손실을 보던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015년 1조9천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2015년 단행된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의 합병에서 이재용 부회장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

지난 2014년 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대주주는 지분 45.65%를 각각 보유한 삼성전자와 제일모직이었다.

제일모직은 이 부회장이 지분 23.23%를 갖고 있어 삼성그룹 지배구조 개편의 중심에 있던 곳이었고 합병 전 삼성물산은 삼성전자 지분 4.06%를 갖고 있던 핵심 계열사였다.

삼성은 2015년 5월 이런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을 합병하겠다고 발표하고 같은해 9월 두 회사를 통합시켰다.

합병비율은 제일모직과 삼성물산이 각각 1대 0.35였다. 제일모직이 삼성그룹 지배구조의 핵심으로 떠오르고 증권사들도 삼성바이오에피스와 삼성바이오로직스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 제일모직의 주가가 올라간 탓이었다.

이때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아직 감사보고서 등을 통해 공식적으로 회계처리 기준을 바꾸기 전이었으나 2014년 말과 2015년 초 갑자기 콜옵션의 존재가 드러났고 증권사들은 돌연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분가치를 크게 올려잡았다.

기존에는 3조8천억원으로 평가하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지분가치를 단번에 7조1천억원으로 올린 곳도 있을 정도였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작년 합병 추진 과정에서는 관련 리포트를 냈던 국내 증권사 22곳 중 21곳이 합병안에 찬성하는 입장을 내기도 했다.

이 덕분에 삼성물산 지분이 전혀 없고 제일모직 지분만 23.23%를 갖고 있던 이 부회장은 합병 회사의 지분 16.5%를 일거에 확보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의 회계처리 변경으로 대주주인 제일모직의 가치가 올라가 이 부회장이 삼성전자 지배력을 키운 셈이다.

한편, 이 부회장은 삼성전자 지분을 확보할 목적으로 옛 삼성물산 주가를 억지로 끌어내리고 제일모직 가치는 부풀렸다는 혐의로 기소돼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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