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현 산업부 차장
성현 산업부 차장

롯데·신라면세점이 인천국제공항공사와 인천공항면세점 연장영업에 합의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해외여행이 제한된 상황에서 두 면세점이 영업을 계속하게 된 것이다.

두 면세점이 연장 영업을 결정한 데에는 파격적인 임대조건이 결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현재의 고정 임대료 방식이 아닌 매출에 연동하는 임대료 계산법이 면세점 공실을 막아줬다.

하지만 인천공항공사와 면세점들의 동행이 계속될지는 불확실하다.

우선 연장영업 조건이 유동적이다.

롯데면세점은 1개월 단위로 연장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고 신라면세점은 아직 인천공항공사와 구체적인 영업료율 숫자도 확정하지 못했다.

당장 9월에야 롯데·신라면세점이 영업을 할지 몰라도 그 이후로는 언제든지 면세점이 문을 닫을 수 있는 상황인 것이다.

가장 중요한 인천공항 이용객 자체도 적다.

올 상반기 인천공항 이용객은 1천77만4천301명이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69.7% 감소한 수치다.

특히 2분기에는 월간 이용객이 10만명대에 머물렀다. 지난 2분기와 비교하면 단 1%에 불과한 숫자다.

또 9일 기준으로 전 세계 코로나19 누적 확진자가 1천200만명을 넘어섰고 미국은 이날 기준으로 하루 신규 확진자가 6만5천명을 넘어서며 일일 최다치를 기록했다.

국내 면세업계 최대 수요지역인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최근 들어 멈춘 것이 위안이라면 위안이다.

더 큰 문제는 인천공항공사의 사정도 나쁘다는 점이다.

인천공항공사는 국제선 이용객이 급감하면서 지난 2003년 이후 17년만에 처음으로 올해 적자를 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적자 규모도 3천억원에 달한다. 지난해 순이익 8천660억원을 기록한 인천공항공사의 올해 실적 전망이다.

1만명에 가까운 비정규직 직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해 인건비 부담도 클 듯하다.

이는 인천공항공사가 면세점들에게 지금보다 더 큰 혜택을 주기 어렵다는 말이 된다.

인천공항면세점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위해선 결국 코로나19 사태가 해결돼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면세점이나 인천공항공사 모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손실을 감수하는 악순환이 계속된다.

하지만 슬프게도 코로나19 사태는 금방 끝나지 않을 게 분명하다. 롯데·신라면세점의 연장영업 결정이 불안한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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