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규제지역까지 청약열기…국민주거안정 위해 실수요자 위한 대책 필요

박준형 산업부 기자
박준형 산업부 기자

[현대경제신문 박준형 기자] 분양가 상한제는 최근 부동산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다. 정부는 치솟는 서울 집값을 잠재우기 위한 조치로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카드를 꺼내들었다. 하지만 규제는 엉뚱하게도 부동산 열기를 더욱 부추기고 있는 모양세다.

정부는 분양가 상한제로 낮아진 분양가가 주변 아파트 가격을 안정화시키고 아파트 매매수요를 대기수요로 전환시켜 매수자 우위의 시장을 만들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부동산 시장에선 분양가 상한제 시행 전부터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

신축 아파트 매매가격이 급등하는가 하면 청약시장 열기는 날로 높아져 비규제지역까지 청약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실제 최근 청약시장에는 그야말로 광풍이 불고있다. 지난 9~10일 대구에서 1순위 청약을 접수한 ‘청라언덕역 서한포레스트’는 190가구 모집에 1만2천165명이 몰리면서 6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으며, 광주에서 분양한 ‘염주 더샵 센트럴파크’는 88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수도권 경쟁률은 더욱 심하다. 분양가 상한제 발표 이후 서울에서 공급한 ‘이수 푸르지오 더프레티움’은 평균 청약경쟁률 203대 1을 기록하며 올해 최고 경쟁률을 갱신했으며, 인천 ‘송도 더샵 센트럴파크 3차’는 평균 206대 1, 서울 ‘녹번역 e편한세상캐슬 2차’와 ‘서대문 푸르지오 센트럴파크’는 각각 75대 1, 43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청약열기가 높아지면서 청약가점도 높아지고 있다.

이수 푸르지오 더 프레티움 전용 41㎡의 평균 청약가점은 79점을 기록했다. 이는 만 30세 이상부터 적용되는 무주택기간과 통장가입 기간 모두 최고점을 받고, 부양가족 수가 5명 이상이어야 가능한 점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투기과열지구의 청약 당첨가점은 평균 50점인데 로또 청약으로 불리던 위례지역에서 분양한 아파트들의 평균 가점은 70점대에 육박했다.

전문가들은 분양가 상한제가 시행될 경우 수익성이 악화된 재건축·재개발사업이 멈추면서 현재 대부분의 공급이 재건축·재개발로 이뤄지는 수도권 지역의 향후 공급물량이 감소할 수 있어 인기단지의 청약가점이 높아지고 있다고 말한다.

공급 감소에 대한 불안 심리와 함께 분양가 상한제 시행 후 높아진 청약 가점, 경쟁률로 아파트 당첨이 더욱 힘들어 질 것 예상되면서 청약열기도 높아진 것이다. 현재 흐름대로 청약 시장이 과열된다면 당첨 가능한 청약가점도 계속 올라갈 수 밖에 없다.

배우자 외에 부양가족이 없는 30~40대 젊은 무주택자는 청약통장을 15년 이상 들고 있어도 서울에서 청약 당첨이 요원한 셈이다. 신혼부부 특별공급이 있지만 소득기준이 낮아 맞벌이부부의 경우 신혼부부 특별공급 자격에 들어가기도 쉽지 않다.

분양가 상한제 이후 청약당첨은 젊은 무주택자에게 희망고문으로 끝날 가능성이 농후하다. 정부가 국민주거안정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규제와 함께 실수요자들을 위한 촘촘한 대책이 함께 마련돼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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