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입 6개월부터 신규 가입자 수 급격히 감소
세제혜택·수익률 면에서 메리트 없다는 지적나와

<자료=금융투자협회, 표제작=자본시장연구원>
<자료=금융투자협회, 표제작=자본시장연구원>

[현대경제신문 안소윤 기자] 다양한 금융상품을 한 계좌로 통합 운영이 가능하고 수익금에 비과세 혜택을 제공해 ‘만능통장’이라는 별칭까지 붙어 도입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겉만 번지르르할 뿐 실속이 없다는 평을 받으며 금융소비자들의 선택에서 점점 멀어지고 있다.

ISA는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개인의 종합적 자산관리를 통한 재산형성을 지원하려는 목적으로 지난 2016년 3월 한시적으로 도입됐다.

3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ISA는 출시 보름 만에 가입자 100만명을 돌파하는 기세를 보였으나 도입 6개월부터 가입자 수가 급격히 감소, 신규 가입자 정체가 지속되고 있다.

총가입자 수는 2016년 9월 240만명을 기록한 이후 이탈이 반복되다 지난해 6월 기준 210만명 수준으로 줄어들었다.

정부는 ISA가 제대로 정착하지 못하자 2018년 12월말 일몰 폐지될 예정이었던 ISA의 가입 기간을 2021년 12월로 연장했다.

의무가입기간(5년) 폐지, 중도인출 기능 추가, 서민형계좌 순이익 비과세 한도 확대, 직전 3개년 내 소득이 있었던 경력단절 근로자를 가입대상으로 편입하는 등 제도 개선의 노력도 보였지만 지난해 4분기 총가입자수는 215만명으로 소폭 증가하는데 그쳤다.

ISA를 판매하는 금융사들은 ISA가 만능통장으로서의 역할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ISA의 핵심 기능인 세제혜택, 수익률면에서 메리트가 없다는 지적이다.

ISA는 도입 초기부터 대부분의 가입자가 가입자의 운용지시에 의해 투자되는 신탁형 ISA를 선택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기준 전체 ISA 중 신탁형의 비중이 가입자의 88%에 달했으며 대부분이 원금이 보장되는 예적금으로 운용되고 있다.

상대적으로 절세혜택이 높은 일임형 ISA보다 신탁형 ISA로의 편중이 심해 절세계좌로서 기능을 거의 못하는 실정이다.

증시 부진으로 인해 ISA의 수익률이 크게 떨어진 점도 ISA 신규 가입자 정체를 지속시키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말 기준 출시 3개월이 넘은 25개 금융사의 204개 ISA 모델포트폴리오(MP)의 지난 10월 말 기준 누적수익률은 평균 3.13%로 집계됐다.

국내외 펀드 73.4%, 머니마켓펀드(MMF) 15%, 파생결합증권 3% 등에 투자 된 일임형 ISA 경우에는 최근 1년 전체상품 평균 수익률이 -3.7%를 기록하기도 했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ISA 일몰 연장 소식에 판매를 늘리기 위해 바이럴마케팅을 확대하고 포트폴리오 리밸런싱을 진행하는 등의 노력을 기울였으나 정기예금만 못한 수익률, 코스닥 벤처펀드 등 다른 투자 상품에 비해 적은 세제혜택으로 인해 고객의 관심이 모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법 개정으로 ISA 가입대상자가 확대되긴 했으나 여전히 범위가 좁은 편이라 도입 초반 돌풍 이후로 신규 가입자 대상도 찾기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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