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금융경제 장우진 기자] 보험사들의 설계사 정착률이 전년보다 소폭 하락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설계사 이탈로 인한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 이에 일각에서는 설계사 관리가 쉽지 않고, 모집규모 확대가 수익성에 유리한 만큼 정착률을 높이기는 사실상 어렵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2회계연도(2012년 4월~2013년 3월) 설계사 정착률은 39.1%로 전년(40.1%) 1%p 하락했다.

손보사 평균은 46.9%로 지난해보다 0.1%p 소폭 상승했으나 생보사 평균은 34.2%로 전년(36.%)보다 1.8% 떨어졌다.

대형사들은 브랜드 이미지 등으로 설계사 정착률이 상대적으로 높으나 중소형사들은 30%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현대라이프생명(18.5%), 에이스생명(16.8%), 우리아비바생명(16%), KB생명(14.5%), 동양생명(13.6%), AIA생명(10.6%), 하나생명(10.4%) 등 7개 생보사 및 에이스손보(17.2%)는 10%대에 머물렀다.

생보사 한 관계자는 “정착률을 높이기 위해 교육팀에서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 중에 있으나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어 “새로 채용된 설계사들은 지인들을 상대로 영업하는 경우가 많아 3개월 정도 지나면 사업을 포기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반대로 실적이 좋은 설계사들은 타 보험사에서 영입하기 위해 수당 등을 높게 제안하는 등 이탈을 막기가 어렵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설계사들은 비정규직이자 특수고용직이라는 특성으로 한 곳에 오래 정착할 수 없는 구조”라며 “개인사업자인 만큼 보다 좋은 조건의 보험사를 찾아다니는 것을 놓고 질타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정착률이 높은 것이 반드시 보험사에게 이득은 아니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설계사 수가 많은수록 판매하는 상품의 수가 많다는 의미로 반드시 수익성에 해가 된다는 아니라는 것이다.

손보사 한 관계자는 “설계사 정착률을 높이기 위해 신규채용을 적게 하면 이탈을 막는 효과는 있겠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경쟁력이 약해지게 된다”며 “설계사 수가 보험사의 경쟁력과 직결되는 만큼 많은 수를 보유하기 위한 고육지책”이라고 밝혔다.

즉 1000명의 설계사 중 700명이 이탈하게 되면 정착률은 30%이지만 남은 설계사 수는 300명이 된다. 반면 100명이 중 40명이 이탈하게 되면 정착률은 60%로 올라가지만 남은 설계사 수는 60명에 불과하다. 이 같은 추이를 10년 후로 가정하면 설계사 수 차이는 2400명에 이른다. 설계사 채널을 강화하기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는게 업계 설명이다.

그러나 설계사 정착률이 낮다는 것은 관리받지 못하는 고아계약이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해 소비자 피해가 우려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설계사 정착률이 낮다는 것은 불완전판매 및 보험금 지급 등에서 소비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의미”라며 “설계사가 타 보험사로 이동하는 경우 고객들이 설계사를 따라 보험을 갈아타는 승환계약도 기승을 부리고 있어 소비자 신뢰가 떨어질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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