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조 “사측, 근거 없이 과도한 금액 청구”

서울남부지법 민사13부는 전직 대한항공 조종사인 김모씨 외 5명이 대한항공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반환청구소송 4차 변론을 이달 17일 진행할 예정이다. 이 소송은 대한항공에 입사하며 사측에 낸 조종사 교육훈련비 중 일부를 돌려달라는 취지로 제기됐다. 대한항공 퇴직 조종사들이 같은 취지로 낸 소송 7건 중 진행이 가장 빠른 편이다. 사진은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조합원들이 지난해 8월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국세청 앞에서 대한항공 세무조사 촉구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는 모습. <사진=연합>
서울남부지법 민사13부는 전직 대한항공 조종사인 김모씨 외 5명이 대한항공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반환청구소송 4차 변론을 이달 17일 진행할 예정이다. 이 소송은 대한항공에 입사하며 사측에 낸 조종사 교육훈련비 중 일부를 돌려달라는 취지로 제기됐다. 대한항공 퇴직 조종사들이 같은 취지로 낸 소송 7건 중 진행이 가장 빠른 편이다. 사진은 대한항공 조종사노조 조합원들이 지난해 8월 서울 종로구 서울지방국세청 앞에서 대한항공 세무조사 촉구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는 모습.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성현 기자] 대한항공 조종사들이 회사를 상대로 낸 교육훈련비 소송의 첫 판결이 임박했다. 이 소송은 같은 취지로 제기된 다른 소송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보여 결과에 관심이 모아진다.

서울남부지법 민사13부는 전직 대한항공 조종사인 김모씨 외 5명이 대한항공을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반환청구소송 4차 변론을 이달 17일 진행할 예정이다.

이 소송은 대한항공에 입사하며 사측에 낸 조종사 교육훈련비 중 일부를 돌려달라는 취지로 제기됐다. 대한항공 퇴직 조종사들이 같은 취지로 낸 소송 7건 중 진행이 가장 빠른 편이다.

이에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도 이 소송을 주시하고 있다.

조종사노조는 “재판부는 지난번 변론에서 원고와 피고 양측에 그 동안의 입장을 모두 정리하여 준비서면을 제출하도록 요구하고 최종변론 후 재판을 종결하겠다고 밝혔다”며 “따라서 이번 변론이 실질적인 마지막 변론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대한항공은 과거 신입 조종사를 채용할 때는 입사 2년 전에 비행교육훈련 계약을 체결해 초중등 훈련비용 약 1억원과 고등교육 훈련비용 1억7천여만원을 근로자 본인이 부담하게 했다.

미국에서 진행되는 초중등 훈련비용은 조종사가 알아서 조달해야 하고 제주도에서 하는 고등교육 훈련비 1억7천여만원은 대한항공이 대납해주는 대신 10년간 근속하면 상환의무를 면제해주는 방식이었다.

대여금 면제비율은 근속 1년차∼3년차까지 연간 5%씩, 4년차∼6년차 연간 7%씩, 7년차∼10년차 연간 16%씩으로 정했고 계약 시 2명의 보증인을 세우도록 했다.

이 소송에서 원고 6명의 청구금액은 총 3억6천788만원으로 1명당 6천100만원 꼴이다.

즉 대한항공이 교육훈련비로 조종사 1명당 6천100만원 상당을 부당하게 청구했다는 것이다.

조종사노조는 앞서 낸 성명에서 “대한항공은 교육훈련시 계약도 없이 임의의 훈련비를 책정하고 상환을 강제하고 있다”며 “실제 소요 비용에 대한 근거도 없이 과도한 금액을 청구하고 상환 면제 의무복무 기간을 타 항공사 대비 과도하게 책정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노조는 이어 “제주비행훈련(싸이테이션) 과정의 경우 10년간 상환하도록 하고있는데 연차에 따른 차등 상환비율로 돼 있어 근로자들의 근로기간을 강제하고 퇴사 시 비용부담의 위협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이미 회사를 떠난 퇴직자들 뿐만 아니라 아직 회사를 다니고 있는 조종사들에게도 중요한 문제”라며 “세계적인 항공수요 증가에 따라서 조종사들의 몸값은 상승하고 있지만, 대한항공은 처우개선을 위한 노력은 하지 않고 오직 조종사들의 희생만을 강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소송의 쟁점을 훈련비 책정 근거와 연차별 제주비행훈련비 상환비율로 보고 있다.

노조는 “각종 교육 시 훈련 비용에 대한 구체적인 계약을 하지도 않았고 훈련비가 정당한지도 불분명하고 확인할 근거도 없다”며 “제주비행훈련의 경우 10년 균등 상환이 아니라 후반부에 과도하게 책정돼 있어 근로를 강제하기 때문에 부당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대한항공 조종사노조는 이달 24일부터 30일까지 7일간 파업을 벌일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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