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상품 중 5개 획득…자동차 1건·장기 4건

<자료=각사 취합>
<자료=각사 취합>

[현대경제신문 박영준 기자] 올해 손해보험사들이 배타적사용권을 따낸 상품이 흥행까지 연결되진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배타적 사용권은 특정 보험사가 개발한 상품의 독창성, 창의성 등을 인정해 3개월에서 1년까지 일정기간 동안 독점판매 권한을 인정하는 제도다.

1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손해보험사들은 올해 손해보험협회 신상품심의위원회에 총 8개의 배타적사용권 심의를 신청, 5개 상품에서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다.

이를 자동차보험과 장기보험으로 나누면 자동차보험이 3건 중 1건, 장기보험이 5건 중 4건 이다.

올해 손보사의 자동차보험 배타적사용권 경쟁은 얼마나 보험료를 할인해주느냐에 초점이 맞춰졌다.

동부화재가 6개월의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한 ‘smarT-UBI’은 네비게이션을 통해 수집된 운전 습관에 따라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새로운 개념의 자동차보험 특약이다.

SK텔레콤의 티맵 네비게이션을 켜고 일정 거리를 주행한 후 부여되는 안전운전 점수에 따라 보험료를 5% 할인받을 수 있는데 4월부터 8월까지 약 4개월간 판매된 실적은 1천300여건에 불과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는 평이다. 현재까지의 실적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반면 배타적사용권 획득에 실패했던 현대해상의 ‘어린이 할인 자동차보험(특약)’은 6월 15일부터 현재까지 5개월동안 누적 가입건수 12만건을 돌파했다.

미취학 자녀가 있는 운전자일수록 저속운전이나 방어운전, 교통법규 준수 등을 준수하며 교통사고 발생위험도가 낮다는 사실에 착안한 상품이다. 6세 이하 자녀만 있으면 모두 가입할 수 있다는 범용성이 판매량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여겨진다.

KB손해보험도 대중교통 이용 실적에 따라 보험료를 10% 추가 할인해주는 ‘자동차보험 대중교통이용할인특약’에 대한 배타적사용권을 신청했지만 고배를 마셨다. 이 상품은 4월 1일부터 10월 말까지 7개월간 약 6천건 정도의 실적을 거뒀다.

장기보험에서는 대부분의 상품이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했지만 판매량은 많지 않았다는 평이다. 대부분 기존 상품과의 연계를 위한 상품이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특정 고객층을 겨냥한 상품으로는 먼저 지난 2월 3개월의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한 흥국화재의 ‘더좋은 직장인 안심보험’이 있다. 이 상품은 직장에서 가입됐던 단체보험 보장이 종료됐을 때 실손의료보험(입통원)이나 기타담보(사망, 진단 등)를 추가하거나 증액할 수 있다.

그간 퇴직 후 개인보험에 다시 가입하려 해도 고령이라는 이유로 가입을 거절당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를 모았으나 지난 1월 출시이후부터 현재까지 실적은 공개하지 않고 있다

8월에 3개월의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한 한화손보의 ‘타임브릿지건강보험’은 기존 계약을 해지하지 않고 3대 질변의 보장시기와 중복되는 담보를 최소화해 100세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고령화사회로 진입하면서 기존에 건강보험을 65세, 80세 만기로 가입했던 고객이 100세까지 보장받을 수 있는 상품을 원할 경우 기존 계약을 해지하거나 중복 가입하는 수밖에 없었던 점을 개선한 상품이다.

판매실적은 1월부터 지난달 말까지 총 4만건(누적 초회보험료 44억원)으로 한달에 약 4천건 정도 팔리며 대체로 양호한 실적을 거뒀다.

KB손보는 한 대의 차량을 공유한 부부가 함께 가입할 수 있는 특약 15종을 개발한 ‘(무) KB매직카 운전자공유 보험’을 출시하고 지난 9월 3개월의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한 바 있다.

여성운전자가 늘고 사고빈도도 높아지고 있지만 보험가입은 저조하다는 점에서 착안해 부부가 저렴하게 함께 가입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든 것이다.

이 상품은 9월부터 10월 말까지 총 1만7천832건(10억원)의 실적을 올렸지만 배타적사용권 획득에 영향을 미쳤던 ‘지정차량 부부공유형(2종)’의 실적만은 따로 공개하지 않고 있다.

반면 가입문턱을 낮추고 보장을 확대한 장기보험 상품은 인기를 끌었다. 7월에 6개월의 배타적사용권을 획득한 동부화재의 ‘참좋은가족건강보험’은 지난달 말까지 약 3개월간 3만6천628건(32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건강상태가 좋지 못한 가입자에게 3대 질병에 대한 재발까지 보장하는 특약을 업계 최초로 제시해 독창성을 인정받은 상품이다.

그간 보험소외계층으로 분류되던 간편심사 가입자의 보장을 넓히고 건강한 사람에 대해서는 보험료를 낮추는 등 대부분의 고객에 대한 혜택을 높인 점이 실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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