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거래량이 크게 줄면서 증권사들 셋 중 한 곳이 적자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상당수 자산운용사는 물론 일부 중형급 증권사마저 ‘매각설’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최근 거래량이 크게 줄면서 증권사들 셋 중 한 곳이 적자를 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상당수 자산운용사는 물론 일부 중형급 증권사마저 ‘매각설’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주식거래 대금이 격감하면서  국내 증권사들의 영업실적이 크게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내외적인 경영환경이 악화되면서 일부 증권사 위주의 쏠림 현상도 심해져 중소형사 부실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유럽발 재정위기 여파로 주식 거래대금이 줄고 증시 침체가 가속화하면서 국내 증권사들의 실적이 전년 동기대비 비교도 안될 만큼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이 발표한 증권회사 1분기(2012.4~6월) 영업실적(잠정)집계 내용을 살펴보면 전체 62개사 중 국내 증권사(42개)의 전체 당기순이익은 1천306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당기순이익 6천350억원에 비해 무려 5천224억원이나 줄어든 것이다. 게다가 적자를 낸 21개사 중 5곳을 제외한 16개사가 국내사로 드러났다.

증권사들의 실적 악화는 대내외적인 요인으로 주식거래대금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실제 주식시장에서 거래대금은 지난해 1분기 571조9천억원에서 올해 1분기엔 386조1천억원으로 32.5% 격감했다.

이처럼 국내외 시장 불확실성이 지속되면서 국내 중소형 증권사들의 경영난도 가중되고 있는 모습이다. 유진투자증권, SK증권, 한화투자증권 등은 지난해에 이어 올 1분기에도 연속 적자를 기록했으며 한화증권, 교보증권, 리딩투자증권 등도 적자를 면치 못했다.

반면 삼성증권은 359억원의 당기 순이익을 기록하며 1위를 차지했다. 또한 대우증권(218억원), 한국투자증권(185억원), 미래에셋증권(166억원), 우리투자증권(123억원) 등 자본총계 2조원 이상의 국내 대형사들은 선방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주식시장 불안이 지속되면서 중소형 증권사들의 적자폭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적자 전환 증권사가 2011년 12월 말 10개에서 올해 1분기 16개로 늘었고 이 같은 흐름이 계속된다면 중소형사들이 휘청거릴 수 있다”고 말했다.

조성경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증권업황의 주요변수는 시장거래 증가, 자산관리시장으로의 자금 유입이 대표적”이라며 “최근 시장의 우려는 한국금융지주와 키움증권의 이익 안정성을 인정하지만, 증권업황 변화에 따른 이익 성장성은 삼성증권과 대우증권이 우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증권사들이 업황불황에 따라 사업구조재편 등에 효율성강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실제 거래대금부진이 장기화되면서 리테일지점의 경우 미래에셋증권이 99개에서 79개로, 메리츠종금증권은 32개에서 20개로 통폐합에 나선 상황이다. 때문에 리테일에서 시작된 통폐합바람이 본사인력개편에도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국내에서 영업 중인 62개 증권사의 4~6월 순이익이 전년동기 대비 무려 73% 감소했다는 점에서 이 같은 ‘구조조정’ 행보는 당분간 계속될 확률이 높다”며 “상당수 자산운용사는 물론 일부 중형급 증권사마저 ‘매각설’에 곤욕을 치르고 있다. 특히 6월말 증권업 종사자가 3년만에 처음 감소했다는 점은 업황악화의 심각성을 여실히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도 “거래대금은 반토막나고 수익성악화는 현실화됐는데, 임직원수는 증시활황기인 2007년 수준과 비슷하다”며 “구조조정을 쉬쉬하고 있지만 달라진 시장환경에 맞춰 인력재편은 피할 수 없는 현실”이라고 말했다.

그런데 우습게도 이런 분위기에도 증권사 보고서는 비관보다 낙관론을 들고 있다. 금융권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증권사들이 제시한 보고서들 가운데 매도 의견을 제시한 곳은 단 한 곳도 없었다. 강력매수가 25건, 매수 2814건, 중립 294건으로 낙관 일변도를 보이고 있다.

증권사들이 내놓고 있는 전망대로라면 직원과 지점수를 감축하고 있는 현 상황은 말 그대로 ‘모순’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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