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리온, 2019년 제주용암수 출시
국내 3대 생수기업 도약 선언
점유율 1%대…5년째 적자 지속
오리온 “매출은 꾸준한 성장세”

미네랄 워터 ‘닥터유 제주용암수’ [사진=오리온]
미네랄 워터 ‘닥터유 제주용암수’ [사진=오리온]

[현대경제신문 이금영 기자] 오리온그룹이 제주용암수 사업을 수년째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고 있지만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오리온제주용암수는 지난 26일 감사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영업손실 2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적자 지속이다.

매출은 158억원으로 지난해 126억원보다 25.40% 증가했지만 순손익은 33억원 적자를 봤다. 손손익도 적자가 계속됐다.

다만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모두 전년보다 적자 폭이 줄었다. 영업손실은 전년도 45억원보다 48.89%, 순손실은 전년도 60억원에서 45% 개선됐다.

오리온제주용암수는 오리온그룹이 출시한 미네랄 워터 ‘닥터유 제주용암수’의 생산법인이다.

닥터유 제주용암수는 미네랄 함량이 높은 점이 특징이다. 오리온은 2019년 이 제품을 출시하며 국내 3대 생수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이에 오리온은 이 제품에 공을 많이 들였다.

글로벌 음료설비 제조사인 독일 크로네스(KRONES), 캡(Cap)과 병 설비 제조사인 스위스 네스탈(NESTAL)에서 최첨단 설비와 신기술을 도입했고 미네랄 추출기술 권위자인 일본의 우콘 박사, 국내 최고 워터소믈리에로 불리는 고재윤 교수 등 최고의 연구진들을 동원했다.

병 디자인도 파슨스 디자인스쿨 제품디자인과 교수를 역임하고 레드닷·iF 등 세계 4대 디자인 어워드를 석권한 배상민 카이스트 교수가 맡았다.

허인철 오리온 부회장은 2019년 11월 개최한 제주용암수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국내외를 막론하고) 우리 물을 사서 팔겠다는 곳이 있다면 지구 어디라도 가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하지만 오리온은 사업 초반부터 제주삼다수를 생산·판매하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와 마찰을 빚으며 난관에 부딪혔다.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는 오리온이 용암수를 중국에서 판매하는 조건으로 취수를 허락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오리온은 면세점에서만 제주용암수를 판매하다가 2020년 6월에야 국내 시장에 선보일 수 있었다. 출시 한 달 만에 150만병이 팔리는 등 저력을 보이기도 했지만 현재 생수시장 내 점유율은 1%에 불과하다.

이에 오리온제주용암수는 2019년 제품 출시 이후 지난해까지 단 한번도 흑자를 내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 적자 규모는 2019년 26억원, 2020년 20억원, 2021년 30억원, 2022년 44억원, 지난해 22억원이다. 총 142억원 상당이다.

이같은 부진에 오리온그룹 지주사인 오리온홀딩스는 오리온제주용암수의 지급보증을 서기도 했다.

오리온홀딩스는 지난해 3월 오리온제주용암수의 운영자금 220억원의 지급보증을 섰다.

앞선 2022년에도 이미 한 차례 운영자금 580억원의 지급보증을 섰는데, 이 중 360억원을 제외한 나머지의 차입금에 대한 보증을 선 것으로 보인다.

오리온 관계자는 “음료사업 특성상 초기 대규모 설비투자가 이뤄지면서 회계상 연간 62억원의 감가상각비가 반영되고 있다”며 “지난해 실적에 감가상각비 차감 전 영업이익(EBITDA) 기준을 적용하면 현금 흐름상 40억원의 흑자 운영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실제로 오리온홀딩스는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오리온제주용암수 법인에 785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했으며 토지 매입·공장 준공·제조설비 구축 등에 약 1300억원을 투자했다”고 설명했다.

또 “제품 출시 후 4년간 매년 꾸준한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고, 올해는 중국 수출 계약을 통한 청도 지역 판매가 본격화되고 생산량이 확대될 것”이라며 “장기적인 관점에서 닥터유의 건강한 이미지를 강화하고 적극적인 영업활동을 이어가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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