펀드·리츠·지분투자 8조7천억원
3조6천억원 아직 손실 인식 이전

[자료=나이스신용평가]

[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국내 주요 증권사들이 해외 부동산 투자에 나섰다가 손실을 보면서 영업이익이 대폭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추가 손실 가능성도 있어 우려를 키우고 있다.

16일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자사가 신용도를 평가하는 25개 국내 증권사의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위험 노출액) 총액은 지난해 9월 말 기준 14조 4,000억원으로 집계됐다. 이 중 부동산 펀드 및 리츠·지분투자 형태의 익스포저가 8조 7,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우발부채 규모는 4조 4,000억원으로 부동산 펀드를 기초자산으로 한 유동화증권에 제공한 신용공여 등으로 구성됐다. 지역별로 보면 미국과 유럽지역이 각각 6조 6,000억원, 5조 4,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용도별로는 상업용 부동산이 8조 8,000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들 25개 증권사는 해외 부동산 펀드 8조 3,000억원 중 22%에 달하는 약 1조 8,000억원의 평가손실을 기인식했다. 이 펀드 중 절반 이상인 4조 6,000억원에 대해선 평가손실을 인식하고 있지만 나머지 3조 6,000억원 규모 펀드에 대해서는 아직 평가 손실을 인식하지 않았다.

25개 증권사 중 지난해 9월 말 기준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 규모가 1조원을 상회하는 증권사는 미래에셋, NH, 하나, 메리츠, 신한, 대신증권 등 6개사로, 이들의 자기자본 대비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는 약 31%에 달했다.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 부담이 높은 증권사들은 지난해 전년 대비 실적 저하가 두드러졌다. 하나증권은 2,673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전환했고 신한투자증권은 전년 대비 76% 감소, 미래에셋증권은 58% 줄었다. 메리츠증권 또한 당기순이익이 전년 대비 29% 감소했다.

이예리 나신평 금융평가본부 선임연구원은 "임차 수요 감소와 고금리 기조 지속이 해외 부동산 시장에 부정적 요소로 작용해 국내 증권사의 해외 부동산 익스포저에 대한 추가 손실 발생 가능성이 상존한다"며 "향후 대규모 손실 발생 여부와 금융지주회사의 재무적 지원 규모 등을 종합해 필요 시 신용등급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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