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한미약품, 통합 나서..장남·차남 배제
장남 임종윤 “통합 반대..모든 수단 동원”

[현대경제신문 이금영 기자] 한미약품그룹이 경영권 분쟁 조짐을 보이고 있다.

고(故) 임성기 한미약품 창업주의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은 14일 한국경제와의 인터뷰에서는 “회사 지분을 매각하고 공동 경영을 약속하는 중차대한 결정을 제대로 된 검토나 소통 없이 일방적으로 결정했다”며 “필요하다면 가처분 신청과 이사회 구성 변경 등 최후의 수단을 언제든지 동원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종윤 사장은 1분기 안에 투자자를 물색해 지분 획득에 나설 계획을 시사했다.

이는 한미약품그룹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와 OCI그룹 지주사인 OCI홀딩스가 통합 지주회사를 만든다고 지난 12일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OCI홀딩스가 7703억원을 투입해 한미사이언스 지분 27%를 인수하고 한미약품그룹의 송영숙 회장과 장녀인 임주현 한미사이언스 실장이 OCI지분 10.4%를 획득하는 방식이다.

통합 시 OCI홀딩스의 최대주주로 임 실장이 오르게 된다. OCI홀딩스도 한미사이언스의 최대주주가 된다.

하지만 이 통합에 고(故) 임종윤 사장이 반발하면서 경영권 분쟁 조짐을 보이고 있다.

임 사장의 모친 송 회장과 장녀 임 실장의 주도로 진행된 통합 결정에 이견을 제기한 것이다.

현재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송 회장이 11.66%, 장남 임종윤 사장이 9.91%, 장녀 임주현 실장이 10.20%, 차남 임종훈 한미약품 사장이 10.56% 보유하고 있다.

임종윤 사장은 직접적으로 반대 의사를 나타냈고, 임종훈 사장까지 이번 통합 작업 과정에 배제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경영권 분쟁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다만 임종윤-종훈 형제만으로는 영향력을 행사하기에는 역부족이란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지분 맞교환 전 이들 지분의 합은 19.32%로 송영숙 회장과 임주현 사장의 지분율 합 19.85%에 미치지 못한다.

지분 맞교환 후에도 OCI 홀딩스가 27.03% 지분을 보유하게 되지만, 임종윤-종훈 형제의 지분율은 총 17.69%에 불과하다.

통합이 마무리되면 임종윤 사장의 한미사이언스 지분은 11%로, OCI홀딩스의 27%와는 크게 차이 난다. 이 같은 격차를 줄이기 위해 우호 지분 확보에 나설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에 대해 한미약품그룹은 “이번 통합은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원 만장일치로 결정된 사안”이라며 “임종윤 사장은 한미약품 사내이사지만 지주회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는 속해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어 “임종윤 사장이 대주주로서 이번 통합에 대해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알고 있으며, 지속적으로 (임종윤 사장과) 만나 취지와 방향성에 대해 설명해 통합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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