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주식 보관액 전달比 3천억 ↑
증권가 “엔저 현상 내년까지 지속”

[사진=연합]

[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일본 엔화의 역대급 저점 기록과 일본 기업 실적 개선으로 일본 증시가 활황을 띠면서 ‘일학개미’(일본 증시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가 늘어나고 있다.

23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일본 주식 보관금액 규모는 지난 21일 기준 34억7794만달러(약 4조5,155억원)로 지난달 31일에 비해 2억2852만달러(약 2,967억원) 늘었다. 보관액이란 국내 투자자가 증권사를 통해 거래한 해외 주식을 예탁결제원이 보관하고 있는 규모다.

일본 증시는 최근 33년 만의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투자심리가 살아나는 분위기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지난 20일 장중 3만3853.46까지 치솟으며 33년 8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는 거품경제가 무너지기 시작한 1990년 3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연초 대비로도 약 30% 오른 수치다.

일본기업들의 호실적에 일학개미들도 높은 수익률을 기록 중이다. 최근 1개월 간 일학개미들이 가장 많이 사들인 화낙·닌텐도·다케다제약·키엔스·도요타 등 5개 종목(ETF 제외) 의 평균 주가 상승률은 6.78%로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3.30%)의 2배였다.

국내 유일한 엔화 ETF인 'TIGER 일본엔선물' 순자산총액도 지난 20일 기준 이달 초 대비 415억8,145만원 늘어난 1,545억8,406만원으로 집계됐다. 반년 전(5월 22일 기준) 185억1,812만원 수준에 그쳤던 순자산총액이 8배로 늘어난 것이다.

올해 1월까지는 중국 주식 보관액이 44억2278만달러(5조7,448억원)로 일본 주식 보관액 28억4398만달러(3조6,941억원)보다 2조원 이상 많았다. 지난 8월부터 일본 주식 보관액이 34억3649만달러(4조4,637억원)로 중국 주식 보관액 31억2197만달러(4조558억원)를 추월했고 이후로도 격차가 더 벌어지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엔화 약세가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에 따른 국내 투자자들의 일본 주식 순매수세도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통화 완화 정책을 고수해 온 일본은행(BOJ)이 통화 정책 정상화로 가고 있지만 시장 예상치를 충족하지 못해 엔화 강세로 이어지지 않고 있다”며 “당분간 엔화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도 “일본증시가 좋았던 가장 큰 이유는 연초부터 이어지는 엔화 약세”라며 “일본이 긴축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시장이 이를 이미 반영하고 있고 엔화 약세 둔화가 경기 회복 기대감으로 나타날 수 있어 일본증시는 안정기를 거쳐 완만한 상승세를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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