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 대환대출 잔액, 1년 새 1.5배↑
국내 주요 신용카드 대출금 연체율, 2.9%
카드사 저신용자 평균 금리 16.5% 넘겨

[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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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신문 홍지수 기자] 고금리 장기화로 ‘빚 돌려막기’를 하는 저신용자가 급증하고 있다. 이에 카드사의 연체율이 동반상승하면서 서민금융에 적신호가 켜졌다.

21일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올 9월 기준 국내 카드사의 대환대출 잔액은 1조 4,015억원으로 전년 대비 44.8% 증가했다. 전업카드사(신한·삼성·롯데·국민·현대·하나·우리·비씨) 8곳과 NH농협카드의 대환대출 잔액을 포함한 수치다.

카드론 대환대출은 만기 내에 빌린 돈을 갚지 못한 차주들이 다시 신용평가를 받아 대출 받는 것을 말한다. 통상 취약차주들이 연체 위기에 놓인 상황에서 상환 부담을 줄이기 위한 창구로 사용된다.

문제는 지난해 12월 1조원을 넘어선 뒤 대환대출 잔액 증가세가 가파르다는 점이다. 카드론 대환대출은 더 낮은 금리의 대출 상품으로 갈아타는 은행 대환대출과는 달리 상환 기간을 늘리면서 더 높은 이자를 부담하게 된다.

카드론 대환대출 잔액이 1년 새 1.5배 가까이 늘었다는 것은 ‘빚 돌려막기’를 하는 저신용자가 늘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들은 경기 침체기가 길어지면서 연체자로 전락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금융시장에서 신용 리스크가 우려되고 있다.

아울러 취약차주들의 연체율까지 동반 상승하는 악순환이 지속되고 있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일반은행의 신용카드 대출금 연체율(1일 이상 원금 연체 기준)은 지난 8월 말 2.9%로 집계됐다. 일반적으로 카드사들이 감당할 수 있는 연체율 수준은 2%다.

또한 신용카드 대출 연체율이 가계대출과 기업대출 연체율보다도 더 높은 수준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 말 기준 일반은행 가계대출 연체율은 0.4%, 기업대출 연체율은 0.5%를 보였다. 이처럼 가계대출과 비교해 소액대출 연체 고객의 증가는 취약차주들의 악화된 부채 상환 여력을 여실히 보여준다.

여신금융협회에 따르면 카드사들이 신용평점 601~700점 구간에 적용하는 금리는 16~19%이며 평균금리도 16.5%를 넘겼다. 수익성과 건전성 관리를 위해 카드 공급을 줄이는 추세라 법정최고금리가 연 20%에 육박하는 카드사도 상당하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에도 조달여건 전망이 좋지 않은데다 고금리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여 충당금 적립 등 건정성 강화에 대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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