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부 관측 “합병 추진 또는 일부 사업 매각 방식일 것 ”
회사 측 “언제나 고민할 수 있지만 현재 검토하는 바 없어”

[현대경제신문 차종혁 기자] SK텔레콤이 계열사인 SK브로드밴드 합병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계속되고 있다.

김영진 M&A연구소장은 17일 본지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최근 그룹사들은 분산된 사업부를 간소화하는 추세”라며 “SK텔레콤도 증권사이트, 음악서비스사업 등을 정리한 바 있고 SK브로드밴드와 사업이 겹치는 측면에서 합병을 추진하거나 일부 사업을 매각할 가능성은 있다”고 밝혔다.

재계와 언론에서 양사의 합병 가능성이 언급되자 SK텔레콤은 13일 “SK브로드밴드와의 합병추진 및 기업지배구조 개편 관련 사항은 검토되거나 확정된 사항이 없다”고 밝혔다.

회사의 공식 발표에도 금융권을 중심으로 양사의 합병 가능성은 계속 제기되고 있다. 김홍식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는 기업지배구조 개편 측면에서도 별 의미는 없다”면서도 “그룹 내 통신 계열사가 3개나 되고, 기업합병에 대한 정부 규제가 완화된 상황인 점을 고려할 때 합병을 한다면 지금이 적기라고 본다”고 밝혔다.

김 연구원은 합병 이슈가 부각되는 원인에 대해 양사의 시가총액 차이로 SK텔레콤의 합병 조건이 유리하고, 미디어 부문 성장을 위해선 양사 합병이 유리하고, 합병에 따른 정부규제 부담이 낮고, 통신 계열사가 3개인 점 등을 들었다.

양사 합병이 진행될 경우 절차는 소규모합병으로 진행될 전망이다. 소규모 합병은 합병법인이 피합병 기업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신규 발행주식수가 합병법인 기존 주식물량의 5% 미만으로 미미할 경우 별도의 주주총회 없이 이사회 결의로 가능하게 한 방식이다. 이 때문에 합병 반대 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도 없다. SK텔레콤이 보유하고 있는 SK브로드밴드 지분 50%를 합병하면서 소각하고, 일반 주주가 보유한 SK브로드밴드 주식은 합병 신주 발행이 아닌 SK텔레콤이 보유한 자사주로 지급할 가능성이 높다. 양사간 합병에도 합병 후 잔존 법인인 SK텔레콤의 주식수 증가는 없을 전망이며 SK텔레콤이 보유한 자사주만 현재 12%에서 소폭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 연구원은 “양사 합병으로 SK브로드밴드 주주들이 수혜를 볼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나 양사 합병 비율에 따라 명암이 갈릴 전망”이라고 말했다.

최남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언론 상에서 SK와 SK C&C의 합병설이 강하게 제기되면서 투자자들은 SK텔레콤과 SK브로드밴드의 합병을 포함한 구조 개편 가능성에도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며 “합병과 관련한 주주총회를 열지 않아도 되는 소규모 합병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최 연구원은 또 “SK브로드밴드는 최근 IPTV(Internet Protocol Television, 양방향텔레비전서비스) 시장에서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 내년 실적개선이 기대된다”며 ”SK텔레콤 주주는 주주가치 훼손 없이 SK브로드밴드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주주입장에서 봐도 현 시점이 그 어느 때보다 유리한 합병 시기로 판단된다“고 덧붙였다.

SK텔레콤 관계자는 “SK브로드밴드와의 합병 및 SK브로드밴드의 지배구조개편을 통한 시너지 제고와 관련해서는 언제나 고민할 수 있는 부분이나 현재는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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