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값 2조원대…내년 매각 완료 전망
우리금융·교보생명 등 참여 ‘물음표’

롯데손해보험 본사 사옥. 사진=롯데손해보험
롯데손해보험 본사 사옥. 사진=롯데손해보험

[현대경제신문 임대현 기자] 롯데손해보험의 매각이 다음달 본격화된다. 현재 인수 후보자로 거론되고 있는 신한·하나·우리 등 대형 금융지주그룹들의 참가 여부가 흥행의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19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롯데손보의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는 롯데손해보험 매각을 위한 주관사 선정에 돌입했다. JKL은 롯데손보의 3분기 실적 집계가 끝나는 다음달부터 본격적으로 매각에 나설 것으로 전망된다.

앞서 지난 2019년 5월 JKL파트너스는 롯데그룹으로부터 롯데손해보험 지분 53.49%를 3,734억원에 사들였고 이후 3,6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지금까지 총 7,300억원을 투자했다. 현재 시장에서 거론되는 롯데손보의 매각가는 2조~3조원 수준이다.

업계에서는 JKL파트너스가 '롯데' 브랜드 사용 기한이 만료되는 내년까지 매각을 완료할 것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러한 매각 기대감에 전날 롯데손보는 전 거래일보다 29.75% 오른 2390원에 마감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하기도 했다.

롯데손보는 2019년 사모펀드인 JKL파트너스에 인수된 이후 꾸준히 장기보장성 판매 비중을 늘리는 등 체질개선에 주력해왔다.

롯데손보는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1,525억원, 당기순이익 1,130억원을 기록했다. 미래 수익성을 보여주는 보험계약마진(CSM)은 올해 상반기 기준 1조9,63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3월말 1조8,949억원 대비 685억원 늘어난 것으로 연초인 1조8,005억원 보다 1,629억원 증가한 수치다.

CSM은 보험사가 보험계약을 통해 미래에 얻을 것으로 예상되는 이익의 추정치다. 보험사는 CSM 중 일정비율 씩 한해 보험영업이익으로 실현한다.

다만, 올해 3분기부터 금융당국이 정한 손해율 가이드라인을 적용해야 하는 점은 변수다. 이를 적용하면 대부분의 손보사들의 CSM이 줄어들 것이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롯데손보의 인수 후보군으로는 대형 금융지주들이 대거 거론된다. 금융지주들은 그간 비은행 계열 인수 의지를 드러냈으나 매물이 마땅치 않았다.

신한금융의 경우 KB금융과의 리딩금융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비은행의 보강이 필요하다. 신한금융은 올해 상반기 KB금융과의 순익 경쟁에서 3,700억원 뒤쳐졌다.

하나금융은 자회사로 하나손해보험을 두고 있는데 실적이 좋지 않아 규모가 더 큰 손보사 인수를 원하고 있다. 다만, 현재 KDB생명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인 만큼 상황이 바뀔 수 있다.

우리금융지주의 경우 비은행 포트폴리오 강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보험사 보다는 증권사에 관심을 두고 있어 인수 참여 여부에 대해서는 미지수다.

교보생명이 다크호스로 등장할 여지도 있다. 금융지주 전환을 계획 중인 교보생명은 최근 카카오페이손해보험 지분 인수를 시도할 만큼 손보사 인수에 적극적이었다.

금융권  관계자는 “새로운 회계제도 도입 호재로 생보보다 손보사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롯데손보 역시 비은행 강화를 위한 매물로 인기가 높을 것”이라며 “다만, 2조원이 넘는 몸값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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