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황제 경영 지적
3월 주총 최대 변수 부상

연임을 노리고 있는 구현모 KT 대표이사(왼쪽)와 경영전략실장 자리에 다시금 최측근 인사를 선임한 최정우 포스코 회장 <사진=각사취>
연임을 노리고 있는 구현모 KT 대표이사(왼쪽)와 경영전략실장 자리에 다시금 최측근 인사를 선임한 최정우 포스코 회장 <사진=각사취>

[현대경제신문 김영 기자] 국민연금이 KT와 포스코 차기 인사에 제동을 걸었다. 두 회사 모두 임원 선임 등 주요 결정에 있어 별다른 경쟁 없이 셀프 선임이 단행됐는 등 독단적 결정이 이뤄지고 있어 지배구조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재계에선 포스코와 KT 모두 정권이 바뀔 때마다 잡음이 끊이지 않았던 기업들로 다가오는 3월 주주총회에서도 외풍을 피해 가기 힘들 것이란 의견들이 나오고 있다.

국민연금이 포스코와 KT의 지배구조 개선 필요성을 언급했다. 국민연금은 두 회사 최대주주로 27일 기준 포스코 지분 8.99% KT 지분 9.95%를 보유하고 있다.

서원주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장은 지난달 가진 취임 간담회 자리에서 “포스코와 KT 같은 기업에서 황제경영 우려가 해소되려면 지배구조가 건강하게 개선돼야 한다”며 “외부인 참여를 제한하거나 내부인을 차별하는 건 바람직하지 않은 만큼 ‘셀프 연임’에 대한 우려가 없도록 지배구조를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서 본부장 발언 직후 국민연금은 KT 이사회가 구현모 대표이사 연임을 사실상 확정한 건에 대해 “CEO 후보 결정이 투명하고 공정한 절차에 따라 이뤄져야 한다는 경선 기본 원칙에 부합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KT 대표이사후보심사위원회가 차기 회장 후보로 구 대표를 단독 추천하고, 지난달 28일 KT 이사회에서 별다른 이견 없이 이를 수용한 것에 대한 문제 제기로 업계에선 국민연금이 주총에서 해당 건에 대해 반대 표를 던질 것으로 보고 있다.

전중선 포스코홀딩스 사장 후임으로 정기섭 사장을 선임한 포스코에 대해서도 국민연금이 KT와 마찬가지로 반대입장을 밝힌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경영전략팀장으로 재임하며 최고재무책임자(CFO) 역할을 맡아 온 전중선 사장과 그 후임인 정기섭 사장 모두 최정우 포스코 회장의 최측근 인사들로 알려져 있다.

3월 예정된 두 회사 주총 결과에 대해서도 미묘한 기류가 흐르고 있다.

포스코와 KT 모두 경영진 측에서 국민연금 지분율을 제외하고도 안건 의결을 위한 우호 지분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으나 외풍이 강해지면 변수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의견이다.

이와 관련 한 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와 KT 모두 오래전 민영기업으로 전환됐음에도 새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대표이사가 교체되는 등 정치권 외풍에 따른 잡음이 끊이지 않았다”며 “이번에는 개별 기업 경영 개입을 최대한 자제해 온 국민연금을 통해 압박이 들어오고 있는 형국인데, 두 기업이 외풍을 잘 이겨낼 수 있을지 지켜봐야 할 것”이라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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